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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업계 희비 갈린 맞수…서경배, 차석용에 완패


아모레 3년 '내리막' vs LG생활건강 '15년 성장세'…"해외시장이 승부처"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뷰티업계 1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해 나가고 있는 LG생활건강과 대조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은 3년째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매출 6조2천843억 원, 영업이익 4천98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대비 매출은 3.4%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9.3% 하락한 수치다. 다만 해외 매출 2조784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2조 원의 벽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좌)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우)의 희비가 엇갈렸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좌)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우)의 희비가 엇갈렸다.

◆해외 투자 확대 속 침체 빠진 아모레퍼시픽…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반전 노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2016년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사업이 사드 사태 이후 '한한령'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 매출 5조5801억 원, 영업이익 4천27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2% 줄었다. 지난 4분기 매출 7.5%, 영업이익 281% 성장이라는 좋은 성과를 거뒀음에도 연간 실적 침체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은 내수 시장에서 매출 3조5천181억 원, 영업이익 3천195억 원을 기록하며 각각 5%, 13%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해외 시장의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1천40억 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또 다른 주요 계열사들도 매출 침체에 빠져 있다. 이니스프리는 2018년 대비 8% 줄어든 매출 5천519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2% 감소해 626억 원에 그쳤다. 또 에뛰드도 1천8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8% 역신장했지만, 디지털 채널 성장 속 적자 폭 축소에는 성공했다.

◆'사상 최대 실적' 이어나가는 LG생활건강…북미 사업 확장 '기대감'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 7조6천854억 원, 영업이익 1조1천764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2018년 대비 매출 13.9%, 영업이익 13.2%가 성장한 수치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지난해 4분기 최초로 분기 매출 2조 원을 돌파하는 등 '차석용 매직'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직접적 경쟁을 펼치고 있는 뷰티사업부의 성장은 더욱 가파른 모습이다. LG생활건강 뷰티사업부는 지난해 4조7천458억 원의 매출과 8천97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8년 대비 21.5%, 영업이익은 14.7% 성장했다. 매출은 아모레퍼시픽그룹 대비 적었음에도 더욱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의 이 같은 고속 성장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견인했다. 특히 '후'는 국내 화장품 최초로 매출 2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2조5천83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자체 기록을 경신했다. 또 '숨'과 '오휘'의 고가라인 '숨마', '더 퍼스트'도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더마 화장품 'CNP' 또한 연 매출 1천억 원을 넘어서며 '메가 브랜드'로 도약했다.

이 같은 럭셔리 화장품에 대한 높은 수요는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로도 이어졌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해외 사업에서 2018년 대비 48% 급증한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로드숍 부진·신성장 동력 찾기는 '공통 과제'

업계는 두 '뷰티 공룡'의 승부가 결국 어떤 신성장 동력을 찾아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특히 화장품 시장이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중국 시장에서의 'K뷰티' 열풍이 사그라드는 추이를 보임에 따라 새로운 '승부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전망이다.

이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 한 해 동안 단행한 투자를 해외 시장 확대로 이어가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아시아 시장에서는 입점 채널을 다양하게 운영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북미 시장에서는 기존 주요 브랜드 매출 확대를 위한 신규 채널 활용을 고려하고 있다.

또 유럽에서는 멀티브랜드숍을 적극 활용하고, 다양한 글로벌 사업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이어가 실적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며, 이를 통해 현재 40%가 되지 않는 해외사업의 비중을 오는 2023년까지 50%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 같은 구상을 하나둘 실현에 옮기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는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기존 진출 브랜드 매장을 확대했으며 에뛰드는 베트남·인도·러시아 등 신규 시장에 진출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에서 입점 채널을 다양하게 운영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북미 시장에서는 기존 주요 브랜드 매출 확대를 위한 신규 채널 활용을 고려 중"이라며 "유럽에서는 멀티브랜드숍을 적극 활용하고, 다양한 글로벌 사업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이어가 실적 개선을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북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차 부회장은 지난달 발표된 신년사를 통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의 변신을 위해 북미 시장 공략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LG생활건강은 미국 현지법인인 LG 하우스홀드&헬스케어의 주식을 약 2천25억 원에 취득하며 사업 전개 준비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 미국 법인은 지난해 인수한 미국 현지 화장품 판매업체 '뉴에이본'을 자회사로 두는 구조로 전환되는 만큼 본격적 시장 확대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은 럭셔리 라인업에서는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로드샵 시장이 급속히 축소되면서 차세대 성장동력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북미 시장을 보다 빨리 개척하고, 이를 통한 글로벌화 작업을 속히 마무리하는 회사가 결국 업계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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