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중저가 호텔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GS리테일과 KT가 패션한류의 중심지 동대문에서 정면 대결을 펼친다.
파르나스호텔은 동대문에 국내 4번째 나인트리호텔인 '나인트리 동대문'을 개관한다고 14일 밝혔다. 파르나스호텔은 GS리테일의 호텔사업 부문 계열사다. 동대문점 개관 이전 서울 삼성동 그랜드·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과 함께 나인트리 브랜드로는 명동·인사동 등에서 3개의 호텔을 운영해 온 바 있다.
◆나인트리호텔 "가심비·효율성 중시하는 밀레니얼 잡아 시장 저변 넓힌다"
나인트리 동대문은 총 20층 규모다. 총 층수는 22층이지만, 동·서양의 문화를 고려해 4층과 13층이 제외됐다. 객실은 트윈룸 100개, 더블룸 84개, 패밀리트윈룸 16개실 등 총 219개로 구성돼 있으며, 모든 층이 균일가로 운영된다. 또 강북의 전망을 조망할 수 있는 루프톱 카페, 나인트리호텔이 추구하는 만족스러운 수면을 위한 9가지 베개 대여 서비스 등이 제공돼 투숙객 편의도 높였으며, 세미나 등 참석 인원이 도미토리 형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 '쿼드러플 룸'도 2실 갖췄다.
이와 함께 나인트리 동대문은 가심비와 효율성을 선호하는 여행객들을 반영한 서비스도 선보인다.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줄여주는 셀프 체크인·체크아웃이 가능한 키오스크가 설치됐고, 실용적인 셀프 라커룸도 마련됐다. 또 다양한 지역에서 온 투숙객들이 쉽게 어울릴 수 있도록 로비에 대형 테이블을 설치하고, 객실마다 대여 가능한 포켓 와이파이 기기를 비치하는 등 지나치기 쉬운 디테일도 강화했다.
나인트리호텔 관계자는 "나인트리 동대문은 나인트리 브랜드의 4번째 지점으로, 이번 오픈을 계기로 나인트리호텔 운영규모는 총 1천 객실을 넘어섰다"며 "패션한류 중심지인 DDP는 물론 오는 2025년 서울대표도서관 건립이 확정되는 등 젊어지는 문화구역 동대문에서 합리적이며 실속 있는 투숙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나인트리 동대문 개관으로 GS·KT 본격 경쟁 돌입
업계는 나인트리 동대문 개점을 비즈니스급 호텔 시장에서 GS리테일과 KT의 '정면 승부'가 시작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나인트리 동대문 인근에는 KT가 자회사 KT에스테이트를 통해 구 전화국 자리에서 운영하고 있는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이 자리잡고 있다.
KT는 지난 2014년 서울 역삼동 구 영동지사 부지에 신라스테이를 오픈하며 호텔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2018년 7월 동대문 을지지사 자리에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을 열었다. 특히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는 '국내 최초의 AI 호텔'이라는 슬로건 아래 KT의 AI서비스 '기가지니'를 도입했다.
KT는 통신 기술 발달로 인해 설비 부피가 줄어들고, 통신망을 한 곳에 모을 수 있게 됨에 따라 여유 공간이 된 과거 주요 지점에서 호텔을 지속적으로 열며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실제 KT는 현재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강북지역본부, 서초구 우면동의 연구개발(R&D)센터, 관악구 구로지사 등 주요 지점에 보유하고 있는 8조 원의 부동산 자산에 속속 호텔을 세워 나가고 있다.
GS리테일 또한 최근 비즈니스 호텔을 중심으로 호텔 사업을 적극 확장해 나가고 있다. 고급 호텔 대비 적은 투자·유지비 부담과는 별개로 실속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선호 속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파르나스호텔은 최근 들어 GS리테일의 '효자 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파르나스호텔은 지난 2018년 2천896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8% 성장했으며, 영업이익도 98% 증가한 57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GS리테일의 전체 사업 부문 수익의 32%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에 GS리테일은 이번 나인트리 동대문 개관에 이어 오는 2021년 6월에는 판교에도 나인트리 호텔을 열며 앞으로도 호텔 사업을 다각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호텔 체인 IHG와 계약을 맺고 운영 중인 그랜드·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자체 브랜드인 나인트리를 통해 비즈니스 시장을 공략하는 등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호텔업계 "시장 활기 높일 것…인근 중저가 호텔 타격 예상"
호텔업계는 GS리테일과 KT의 비즈니스 호텔 시장 내에서의 경쟁이 시장 규모 자체를 키워 '호캉스' 트렌드를 보급시키는 등 긍정적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두 기업 모두 자본력과 기술력을 갖춘 만큼 서비스와 품질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이어진다면 업계 전반에 혁신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한한령 해제로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어날 경우 양사가 동대문 시장에서 펼치는 경쟁이 호텔 시장 전체에 순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들 호텔이 대부분 '가성비·가심비' 등 최근 트렌드를 정조준하는 것을 콘셉트로 하고 있는 만큼, 대기업의 자본력을 등에 업지 못한 단독 중저가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특급호텔 시장은 브랜드별로 충성도 높은 고객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수십년 동안 쌓아 온 브랜드 역량이 있어 새로운 도전자가 시장에 자리잡기 어렵지만 비즈니스 호텔 시장은 이야기가 다르다"라며 "합리적 가격대로 높은 서비스를 구현한 신규 브랜드들이 빠르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 같은 시장 환경 변화가 중저가 호텔들의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GS리테일과 KT의 경쟁이 불러올 호텔 시장의 변화가 앞으로도 시장 주요 화두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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