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리튬금속을 음극으로 사용하는 리튬금속전지는 현재 이차전지 시장을 주도하는 리튬이온전지의 에너지밀도 한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폭발 위험성 때문에 상용화 가능성은 낮게 평가돼 왔다.
최근 국내 연구자들이 리튬금속전지의 폭발위험을 해결할 새로운 대안들을 속속 내놓고 있어 상용화가 앞당겨질지 주목된다.
18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최남순-곽상규 교수팀은 불소 원자를 포함하는 용매를 이용한 ‘이온 농축형 전해액’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리튬 금속 음극에서 발생하는 덴드라이트(나뭇가지 형태의 결정)를 억제하고, 양극에도 보호막을 형성해 배터리의 수명과 출력을 높일 수 있는 전해액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난 달 KIST에서는 리튬-알루미늄 합금 기반의 새로운 음극재 개발을 발표한 바 있다. KIST 에너지저장연구단 조원일 박사팀은 기존의 순수 리튬금속 음극을 리튬-알루미늄 합금으로 대체해 불안정성을 제어하는 한편, 음극 표면에 이황화몰리브덴(MoS) 기반의 초박막 인조보호막을 형성해 전지 용량과 수명을 급격히 저하시키는 덴드라이트의 성장을 억제했다고 밝혔다.
KIST 연구진은 음극재 자체를 전기화학적으로 안정된 소재로 대체하는 대안을 제시한 반면, UNIST 연구진은 전해액을 대체해 전극을 보호하는 방식을 제안한 것이다. .
리튬은 높은 전기화학적 반응성 때문에 리튬금속을 전극으로 쓸 경우 전극과 전해질 사이에 불안정한 계면이 형성된다. 음극에서 자라난 덴드라이트가 분리막을 뚫고 양극에 닿아 단락을 일으킬 수 있으며, 양극을 변형시켜 전지 성능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리륨금속전지보다 에너지밀도가 떨어지지만 흑연을 음극재로 사용하는 리튬이온전지가 이차전지의 주류가 된 이유다.
UNIST 최남순 교수팀은 불소(F)를 함유한 새로운 조성의 '이온 농축형 불소화 인버스 전해액’을 개발했다. 이 전해액은 음극과 양극을 동시에 보호하고 전지의 출력도 높였다. 불소는 리튬과 반응해 리튬 전극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하고, 보호막이 부분적으로 파괴됐을 때 수선하는 역할도 했다.
제1저자인 이용원 UNIST 박사(現 LG화학 책임연구원)는 “불소를 첨가한 전해액이 양극에도 보호막을 만들면서 4V 이상 고전압에서 전해액이 분해돼 양극에 달라붙는 문제를 해결했다”며 “기존 리튬 이온 전지용 전해액에서는 확보할 수 없는 고전압·장수명 리튬 금속 전지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남순 교수는 “이번에 규명된 전극 계면 안정화 메커니즘은 고에너지 밀도 전지 개발을 위한 전해액 시스템 설계에 활용될 것”이라며, “리튬 금속 전지와 동일한 양극을 사용하는 리튬 이온 전지를 비롯해 차세대 고에너지 밀도 전지의 전기화학적 성능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11월 20일 게재됐다.
◇논문명: Fluorine-incorporated interface enhances cycling stability of lithium metal batteries with Ni-rich NCM catho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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