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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27년 뚝심…SK바이오팜 독자개발 뇌전증 신약 美 FDA 승인


1993년 이후 꾸준한 신약개발 투자…큰 결실 맺어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약승인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이로써 SK바이오팜은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개발, 신약허가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한 국내 최초의 제약사가 됐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001년부터 엑스코프리에 대한 후보물질 탐색부터 임상시험, FDA 허가 신청까지 지속 진행해 왔다.

SK바이오팜은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엑스코프리의 마케팅과 판매를 직접 맡는다. 오는 2020년 2분기 미국 시장 출시가 목표다.

최태원 SK 회장의 모습. [출처=SK]
최태원 SK 회장의 모습. [출처=SK]

신약개발은 통상 10년~15년의 기간과 수천억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되고도 5천~1만개의 후보물질 중 단 1~2개만 신약으로 개발될 만큼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 연구 전문성은 기본이고 경영진의 흔들림 없는 육성 의지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영역이다. 업계 관계자는 "엑스코프리 역시 최 회장의 뚝심과 투자 철학이 없었다면 빛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SK가 1993년 제약사업에 발을 들일 당시 국내 제약사들은 실패 확률이 낮은 복제약 시장에 대부분 매달렸다. 신약 개발에 몰두했던 SK바이오팜은 이와는 정반대의 길을 택한 셈이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최 회장의 비전과 확고한 투자 의지였다. SK는 지난 1993년 신약개발을 시작한 이후 제약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했다. 2002년 최 회장은 바이오 사업의 꾸준한 육성을 통해 2030년 이후에는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중심축 중 하나로 세운다는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신약 개발에서 의약품 생산, 마케팅까지 모든 밸류체인을 통합해 독자적인 사업 역량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을 키워낸다는 비전이었다.

이에 같은 해 생명과학연구팀, 의약개발팀 등 5개로 나눠져 있던 조직을 통합해 신약 연구에 집중케 하는 한편, 다양한 의약성분과 기술 확보를 위해 중국과 미국에 연구소를 세웠다. 2007년 SK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에도 신약개발 조직을 따로 분사하지 않고 지주회사 직속으로 둬 그룹 차원에서 투자와 연구를 지속했다. 이 역시 최 회장의 신약 개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위기 속에서도 이 같은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임상 1상 완료 후 존슨앤존슨에 기술수출했던 SK의 첫 뇌전증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가 2008년 출시 문턱에서 좌절했다. 그럼에도 오히려 그 해 SK바이오팜의 미국 현지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의 R&D 조직을 강화하고 업계 최고 전문가들을 채용함으로써 독자 신약 개발을 가속화했다. 2011년에는 신약 개발 사업의 집중 육성을 위해 사업 조직을 분할해 SK바이오팜을 출범시켰다.

이러한 최 회장의 열정은 시간이 지난 후에도 계속됐다. 지난 2016년 6월 경기 판교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을 찾은 최 회장은 "글로벌 신약개발 사업은 시작할 때부터 여러 난관을 예상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히 투자해왔다"며 "혁신적인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루자"고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신약 개발뿐만 아니라 최 회장은 의약품 생산 사업에도 공들였다. 2015년 설립된 SK바이오텍은 지난 2017년 글로벌 메이저 제약사인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아일랜드 생산시설을 통째로 인수했다. 2018년에는 미국의 위탁 개발·생산업체인 앰팩 지분 100%를 인수하기도 했다.

2018년 61억달러(약 7조1천400억원) 규모인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24년까지 70억달러(약 8조2천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SK는 엑스코프리로부터 발생되는 수익을 바탕으로 제2, 제3의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지속할 방침이다.

이항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PR팀장은 "SK의 신약개발 역사는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거듭해 혁신을 이뤄낸 대표적 사례"라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약사의 등장이 침체된 국내 제약사업에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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