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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디가드’ 이동건 “완벽히 준비된 모습으로 무대 설 것”


“내게 최적화된 뮤지컬일 것 같아 용기내 도전…나만의 프랭크 보여주겠다”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보디가드’를 잘 끝내고 나서 노래 한두 곡 있는 뮤지컬에 출연하고 싶어진다면, 그게 이번 도전의 가장 이상적인 결과일 것 같아요.”

뮤지컬 ‘보디가드’로 무대 연기에 첫 발을 들인 이동건은 작품 선택 계기에 대해 “온전히 무대 위에서의 연기만 고민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일 것 같아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가수 출신 배우기에 ‘언젠가 기회가 오면 뮤지컬을 꼭 한번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해왔지만 노래와 춤에 대한 부담 때문에 여러 작품의 출연을 고사했다. 이동건은 “제작사 측에서 ‘춤과 노래가 하나도 없는 뮤지컬은 거의 없다’면서 나한테 ‘보디가드’를 제안해주셨다”며 “어쩌면 나에게 최적화된 뮤지컬일 거란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제가 박효신과 친분이 있어서 제일 많이 본 뮤지컬배우의 공연이 박효신 작품이에요. 그런 어마무시한 사람들만 뮤지컬 무대에서 라이브로 노래를 몇 곡씩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저는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 경험도 자신도 별로 없어요.”

 [FNC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이동건은 이달 말까지 뮤지컬 연습과 TV조선 드라마 ‘레버리지: 사기조작단’ 촬영을 겸해야 한다. 제대로 준비해서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다는 그의 자신감은 확고했다.

‘보디가드’에서 이동건이 맡은 역할은 당대 최고의 팝스타 ‘레이첼 마론’을 지켜내는 최고의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로, 춤·노래는 없지만 절제된 연기 속에 여러 감정선을 표현해야 한다.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VIP룸에서 만난 이동건은 연습기간 동안 느낀 뮤지컬 경험과 연기에 대한 신념, 무대 위에서 보여줄 모습 등 자신의 소신을 신중히 펼쳐보였다.

다음은 배우 이동건과의 일문일답.

- 드라마 촬영과 병행하기 힘들지 않나.

“체력적으로는 굉장히 힘들다. 그것보다 우선은 내 뮤지컬 연습량이 부족한 데 대한 부담이 크다. 다른 출연자들에게 죄송한 부분이다. 처음 무대에 서는 날짜를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은 늦췄다. 준비되면 올라가려고 제작사와 많이 고민하고 상의해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실 스케줄이 겹치게 될 거라곤 전혀 예상을 하지 못했다. ‘보디가드’ 출연을 결정한 건 드라마 촬영 전이었다. 그때는 안무·노래 연습도 없고 연기만 연습하면 되니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까 굉장히 힘들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뮤지컬 측에서도 드라마 측에서도 배려를 해줘서 두 작품을 병행하게 됐다. 다음에 뮤지컬을 한다면 결코 무언가와 병행하진 않을 것 같다.”

- 경험해보지 않은 현장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

“솔직히 아직도 낯설다. 이쪽에 올인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분들에 비해서 내 연습량이 5분의 1정도밖에 안 된다. 장소나 공간에 대한 낯섦은 이젠 없지만 나보다 월등히 앞에 뛰고 있는 분들을 볼 때 상대적으로 많이 뒤처진 것에 거리감을 느낀다. ‘뮤지컬 연습에 온전히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몇 걸음 더 나아갔을 텐데’ 하는 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출발선에 나란히 서서 다 같이 출발했는데 내가 많이 뒤처진 느낌이다. 그래서 요즘 고민은 ‘하루만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드라마 다음 대본에서 내가 조금만 덜 나오면 좋겠다’ 이런 내용이다.(웃음)”

 [FNC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촬영장과 확실히 다르다. 드라마는 연습이라는 게 따로 없고 개인 연습이다. 각자 자기 역할에 대해서 연습을 한 뒤 현장에서 만나 그 순간의 기운과 호흡으로 만들어낸다. 뮤지컬은 한걸음 가기 위해서 호흡하는 것까지 서로가 맞추고 연습과정을 지켜보며 하나하나 같이 연습해나간다. 팀워크를 중요시 하다보니까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되게 따뜻하고 인간적이더라. 다른 분들은 연습실에 모이면 농담하고 서로 친한데 나는 아직 덜 친해졌다. 원래 성격도 붙임성이 있는 편도 아니라서 그런 것도 숙제인 것 같다.”

- 보충 연습은 어떻게 하나.

“연습하러 올 수 있는 날은 내 시간을 통으로 할애하는 편이다. 연습시간은 낮부터 오후 7시까지로 정해져있다. 저녁에라도 시간이 되면 연습실에 가서 연습을 한다. 늦게까지 연습을 많이 하는 해나가 레이첼 부분을 많이 맞춰준다. 끝나고 가도 되는데 도움을 줘서 되게 고맙다.”

- 캐릭터 분석은 어떻게 했나.

“케빈 코스트너가 그 어떤 상상이나 연구보다 완벽 그 자체의 프랭크를 보여줬기 때문에 그 모습이 내 머릿속에 가슴속에 있다. 보디가드라는 직업적으로 표현된 캐릭터는 강하고 냉정하고 이성적이지만 그 뒤의 쓸쓸함과 책임감을 보여주고 싶다. 거부할 수 없는 레이첼과의 사랑에는 이동건이라는 배우가 투영될 수밖에 없다. 사랑 앞에서 변해가는 남자는 사실 다 똑같기 때문이다. 사랑하고 이별하고 아프고 행복한 건 연구해서 만들어내는 연기가 아니다. 나를 투영해서 프랭크의 감정들을 보여줄 때 맞지 않다고 생각했으면 안했을 것이다. 근데 나도 비슷한 면 혹은 상처 등이 있기에 나를 투영해도 괜찮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이동건이 투영된 프랭크를 잘 표현하면 그 후엔 관객들의 몫이니까 잘 봐주시길 바랄 뿐이다.”

- 이동건의 프랭크 어떻게 만들어나갈 계획인가.

“초연 때 하신 선배들이나 강경준과 뭔가 다른 프랭크였으면 좋겠다. 그게 내가 그 자리에 있어야 될 이유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평가될지는 모르는 거다. 내 공연이 좋아서 내가 하는 걸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다.”

- 프랭크로서 본인에게 어떤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나.

“양복을 입고 넥타이 맨 보디가드의 모습으로 보여지는 신이 제일 많다. 나도 그런 모습에 잘 어울리지 않나. 어쨌든 이 작품은 레이첼과의 멜로가 가장 중요하다. 사랑을 표현하는 연기는 나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드라마에서도 액션 연기를 해봤기 때문에 내가 갖고 있는 노하우 혹은 내가 배웠던 것들을 무대 위에서 써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 같은 역할을 맡은 강경준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굉장히 다르다. 강경준은 자체가 따뜻한 사람이다. 프랭크도 그런 면이 필요한 장면이 있다. 프랭크가 레이첼에게 사랑을 느끼고 점점 따뜻해져가는 면에서 강경준은 강점을 가지고 있다. 나는 차갑고 이성적인 편이라서 초반의 냉철한 프랭크를 연기하는 게 너무 편하다. 반면 후반에 따뜻해져가는 과정이 어렵다. 강경준이 표현하는 프랭크의 따뜻함·냉정함 폭과 내 표현의 폭도 다를 것 같다. 그래서 강경준의 공연을 보고 내 공연을 보면 분명히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FNC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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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한 부분들만 찾아봤다. 포스터 이미지와 특정신 등을 열심히 보긴 했지만 전체를 보진 않았다. 나는 리메이크 작품이나 원작이 있는 건 절대로 보지 않는다. 무의식 중 흉내내는 게 제일 독이다. 잘 하시는 분들이 하는 걸 보면 나도 모르게 따라하게 될까봐 일부러 안 본다. 내 목표는 다른 배우들이 한 것을 흉내내는 게 아니라 ‘이동건이 하니까 다르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연기하는 것이다. 그런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내가 이 역할에 도전한 보람이 있지 않을까. 무대에서의 연기는 아무래도 조금은 과장되고 톤이 업돼야되지 않나. 그것과 내가 가진 톤의 중간을 잘 찾기 위해 움직임이나 발성에 신경을 쓰고 있다.”

- 뮤지컬을 하면서 노래에 대한 욕심이 생기진 않았나.

“오히려 반대의 효과인 것 같다. 뮤지컬 쪽에 오니까 노래의 경지에 오른 분들하고 같이 있지 않나. 노래하는 뮤지컬은 앞으로도 엄두를 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웃음) 나한테는 그런 효과를 주더라. 아직까지는 보고 듣는 게 좋다. 나도 짧지만 넘버가 있다. 넘버라고 할 순 없는데 노래부르는 장면이 하나 있다. 음치 설정이라서 좀 웃긴 장면이다. 대본을 보고 연습할 때만 해도 되게 자신이 있었다. 런 스루에서 아무 생각 없이 노래도 해봤다. 웃기겠더라.(웃음) 웃기는 장면에 전혀 손색이 없는 느낌? 무난하게 웃길 것 같다.”

- 평소 뮤지컬을 즐겨 보는 편인가.

“자주는 아니지만 1년에 한두 편은 봤다. 3년째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있어서 가장 마지막에 본 작품이 ‘레미제라블’이다. 정성화 씨가 장발장 역으로 출연하셨는데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그때부터 정성화 씨를 존경하게 됐다. 잘 모르는 사이임에도 ‘레미제라블’의 감동이 커서 결혼식 축가도 부탁드렸다. 딱 그날 공연이 있으셔서 못해주셨다. 개인적으로 최고의 뮤지컬을 꼽으라면 ‘빌리 엘리어트’라고 말할 수 있다. 그땐 누군가에게 거의 반강제로 끌려갔다. ‘애들이 춤추는 걸 왜 봐야하지’라고 했다. 관심 밖의 뮤지컬이었는데 보고 나서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감동과 충격을 받았다.”

- 연극도 도전할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너무 오래 해왔다. 늘 무대 위에서의 연기에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 연극배우 출신의 좋은 선배·후배들이 많고 그분들만의 다른 무언가 있다. 내공이랄까. 그런 게 부럽고 배우고 싶다. 늘 상상을 한다. ‘지금은 내 분야에서 앞만 보고 가는 게 맞지 않을까’ ‘마음이나 육체적으로 더 여유가 있을 때 해야 즐기고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핑계를 대면서 지금은 내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FNC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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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있다. 막연하지만 예전에 박상원 선배 초대로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봤다. 선배님 역할 너무 멋있더라.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더라. 내가 ‘보디가드’를 잘하면 혹시 그쪽에서 연락이 오지 않을까.(웃음) 무엇보다 제일 먼저 한 생각은 ‘보디가드’를 또 한다면 프랭크는 내가 했으면 하는 거다. 그게 사실은 가장 큰 목표인 것 같다. 물론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내가 한 프랭크를 그리워해주시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같은 역할로 다시 만날 수 있는 작품이 돼준다면 행복할 것 같다.”

- 뮤지컬배우로서 각오나 꿈이 있다면.

“그렇게 거창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다. 이제는 열심히 오랫동안 연기를 해왔으니까 뭔가 더 대단하고 크게 되는 걸 꿈꾸기보다는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어디서든 배우로서 연기하고 있는 게 가장 큰 행복인 것 같다. 그 범주가 뮤지컬로 인해서 좀 더 넓어졌으면 좋겠다.”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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