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제소 이후에도…삼성·LG전자, '저격 광고 2라운드'

삼성, OLED TV '번인' 지적…LG, "QLED TV는 LCD TV"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로의 TV 광고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이후에도 광고를 통한 '디스(Diss)'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LG전자의 주력 TV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번인 현상을 지적하는 광고를 잇따라 내보냈다. 이에 LG전자는 삼성전자의 주력 TV인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 TV가 자발광 TV가 아닌 백라이트가 붙은 LCD TV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단점을 직접적으로 지적했다.

먼저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삼성전자 한국법인 유튜브 공식 계정에 'TV 번인이란?'이라는 제목의 두 편의 영상을 게재했다. 한 편은 TV 채널을 돌리면 OLED TV의 번인 현상 때문에 채널을 바꿔도 이전 방송사의 로고 잔상이 그대로 남는다는 점을 지적했고, 다른 한 편은 OLED TV로 게임을 할 때 이전 장면의 화면 잔상이 남아 게임 플레이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삼성전자는 광고 말미에 '번인 걱정없는 진정한 초고화질 TV '삼성 QLED'라며 QLED TV에는 번인 현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번인 현상에 대해 설명할 때는 '번인은 화면을 장시간 정지된 상태로 실행하거나 동일한 이미지가 반복될 경우 발생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문구까지 곁들인다. 두 영상의 유튜브 조회수는 28일 기준으로 각각 150만회에 육박한다.

삼성전자가 광고를 통해 OLED TV에서 나타나는 '번인' 현상을 지적했다. [출처=삼성전자 유튜브]

LG전자는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다. 공식 유튜브 계정에 지난 26일 '차원이 다른 LG 올레드 TV 바로알기-Q&A편' 광고를 공개해 QLED TV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광고에서 성우가 질문을 뜻하는 'Q'를 강조한 후 "LED(발광다이오드) TV는 왜 두꺼운 거죠?"·"LED TV는 롤러블이 되긴 힘들겠네요?"·'LED TV는 블랙을 정확하게 표현하긴 어려운가요?"라는 세 가지 질문을 한다. 모든 질문이 LED로 시작해 자연스럽게 'QLED'로 읽힌다. 삼성전자의 QLED TV를 저격한 광고다.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 "LCD(액정표시장치) TV'니까요"다. 즉 삼성전자의 QLED TV가 OLED가 아닌 LCD TV임을 지적하며, 이로 인한 단점이 고스란히 담겼다는 점을 꼬집는 것이다. 그러면서 "백라이트가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LG OLED TV는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하다"며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은 OLED TV뿐"이라고 강조한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31만회다.

LG전자가 광고를 통해 QLED TV가 LCD TV이기 때문에 생기는 단점을 지적하고 있다. [출처=LG전자 유튜브]

양사는 이미 서로를 저격하는 '네거티브 광고'를 한 차례씩 선보인 바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7일 TV 광고에서 "LED TV는 백라이트가 필요해 블랙이 정확하지 않고 컬러가 과장되며 얇게 만들기 힘들다"며 "앞글자가 다른 LED TV도 백라이트가 필요한 LED TV"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LED' 앞에 A·B·F·U·Q·K 등 앞글자가 바뀌는 장면을 내보냈는데 QLED TV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LG전자는 지난달 20일 삼성전자의 QLED TV 광고를 '표시광고법' 위반 이유로 공정위에 제소했다. 삼성전자가 광고에서 QLED TV가 마치 스스로 빛을 내는 것처럼 소비자를 오도한다는 이유였다.

이때까지 직접적인 대응 광고를 내지 않고 침묵하던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방침을 바꿨다. 지난 11일 글로벌 유튜브 계정에 'TV 번인 확인(TV burn-in checker)'이라는 영상을 올려 OLED TV의 단점으로 꼽히는 번인을 지적했다. 이어 지난 18일에는 LG전자의 광고가 표시광고법을 위반하고 공정 경쟁을 훼손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LG전자가 객관적 근거 없이 QLED TV를 비방하고, 일부 광고에서는 영어 욕설을 연상하는 표현을 했다는 이유다.

이처럼 삼성·LG의 광고가 공정위에 나란히 신고됐지만 양사는 상호 간 TV광고를 통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삼성전자는 OLED TV의 '번인'을, LG전자는 QLED TV가 스스로 발광하지 못한다는 점 등 서로의 약점을 더욱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모습이다.

공정위 맞제소에 이어 TV·유튜브 광고를 통한 '맞디스'까지 겹쳐지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전쟁'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2019'에서 LG전자가 삼성전자의 8K QLED TV가 ICDM(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이 정한 화질선명도(CM) 기준인 50%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한 이후 두 달 가까이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양사의 비방전이 길어지자 정부에서도 나섰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전자산업 60주년 기념행사'에서 "같은 업종 내 대기업 간 협력도 중요하다"며 "내부 갈등이 경쟁자들의 어부지리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업체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염두에 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산자부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공정위 제소 건과 관련해 의견을 청취한 뒤 선을 넘지는 말아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양사 간 공방전이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업계 한 전문가는 "차세대 OLED TV가 QD(퀀텀닷)-OLED가 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삼성이 'QLED'라는 이름을 선점해 버리면 삼성이 'QD-OLED'로 넘어갈 때 마치 OLED도 삼성이 주도하는 것처럼 보일 여지가 있다"며 "오랫동안 OLED에 투자해 왔던 LG로써는 미리 QLED라는 명칭에 문제제기를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고, 이렇듯 양사의 TV 사업의 생존 문제가 직접적으로 달린 만큼 대립 양상은 오래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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