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전세계 '톱 500' 수퍼컴 가운데 3분의 1이 레노버 제품입니다."
수미르 바하티 아시아 태평양 데이터센터그룹(DCG) 사장은 6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고성능 컴퓨팅(HPC)과 인공지능(AI)은 최근 레노버 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장영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레노버는 최근 빠르게 슈퍼컴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레노버 제품은 약 5년 전인 2014년 11월까지만 해도 상위 500대 슈퍼컴 순위에 일체 포함되지 않다가 지난해 6월에는 가장 많은 140개가 속했다. 올해 6월에는 더 늘어나 173대가 순위에 들어갔다.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 3대 중 1대가 레노버 제품인 셈이다.
실제로 프랑스, 홍콩, 호주, 브라질, 캐나다, 중국, 독일 등 다양한 국가에 레노버의 슈퍼컴이 설치돼 있다. 세계 최고 연구대학 25곳 가운데 17곳에서 레노버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운영한다. 최근엔 우리나라 기상청에도 슈퍼컴을 도입키로 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레노버는 날씨 예보와 관련해 말레이시아, 모로코, 사우디아라비다 등에서 성공사례를 갖고 있다.
바하티 사장은 이같은 HPC 사업의 성장 비결에 대해 "레노버는 연구개발(R&D) 문화가 강하고, 인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레노버 서버 냉각 솔루션(레노버 넵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레노버 R&D 혁신센터는 미국, 독일, 중국, 대만에 위치해 있다. 내년에는 두 곳에 추가로 신설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장소는 결정되지 않았다.
특히 레노버의 수냉식 기술인 레노버 넵튠은 공냉식 냉각 방식보다 40~45% 정도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다고 한다. 서버에 직접 물을 주입해 발생하는 열의 90% 이상을 빼낸다. 45도의 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서울과 같은 환경이라면 별도 냉각기 없이도 일년 내내 서버를 사용할 수 있다.
레노버는 파트너들과 에코시스템도 강화하고 있다. HPC와 AI 분야에서 성장 기회를 잡기 위해 인텔과도 손을 잡았다. 차세대 제품 공동 설계, 신기술 개발을 위한 혁신센터 설립·운영 등이 목표다. 지난해에는 스토리지 기업 넷앱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기도 했다. 레노버가 51% 지분을 갖고 있다.
그는 "레노버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 뿐 아니라 파트너십을 중요시하며, 다른 기업과 긴밀하게 일하고 있다"면서 "기존에는 스토리지 시장에서 20% 정도의 수요만 충족할 수 있었으나, 넷앱을 통해 92%의 수요를 충당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레노버는 넷앱과 파트너십으로 중국 내 3위 스토리지 기업이 됐다.
레노버는 슈퍼컴 기술을 대기업뿐 아니라 작은 규모의 기업들도 쉽게 쓸 수 있도록 한다는 비전을 내걸고 있다. 다음 도전과제는 초당 10의 18승에 달하는 연산 속도를 지닌 '엑사스케일'에 도달하는 것이다.
바하티 사장은 "원래는 대규모 고객층에서 보였던 HPC·AI 선호 현상이 다른 기업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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