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기 모아 센서 구동…에너지 하베스팅 한 발 더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버려지는 정전기를 모아 전기를 생산하는 실리콘 스펀지 나노발전기가 개발됐다. 사물인터넷 단말기의 자율전원 장치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전자재료연구단 송현철 박사, 강종윤 단장 연구팀은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의 일종으로 정전기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스펀지 형태의 나노발전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실리콘에 수증기를 침투시켜 다공성 구조체를 제작하는 증기캡슐공정을 이용해 미세 기공을 가지는 실리콘 스펀지를 짧은 시간 내에 간단히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형성된 미세 기공이 전체 표면적과 정전용량을 향상시켜 정전기 발생량을 크게 증가시켰으며, 이를 이용해 고내구성·고출력을 지니는 정전기 나노발전기를 개발했다.

개발한 실리콘 스펀지 나노발전기는 가로세로 2cm 크기에서 900마이크로와트 정도의 출력을 기록했으며 여기서 생산한 전기로 실제 실내온도나 위치 등을 파악하는 블루투스 무선 센서를 구동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기존의 나노발전기는 복잡하고 어려운 공정이 필요했으나 이번에 개발한 공정을 이용하면 제작 시간과 비용을 크게 단축할 수 있어 나노발전기의 실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은 생활 속에서 버려지는 전기를 모아, 작은 전력만 있어도 되는 장치의 자율전원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기술이다. 기술 발전으로 수십 나노와트(nW)의 작은 전력만으로도 구동이 가능한 전자소자들이 개발되고 있어 주변의 전기에너지를 모아서 활용할 수 있다면 외부전원이 필요없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상용화된다면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사물인터넷을 비롯해 무선 센서 네트워크나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자율전원으로써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IST 송현철 선임연구원은 “쉽고 간단한 공정으로 다공성 구조를 제작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으며 기존의 에너지 하베스팅 발전장치보다 가격·성능·내구성 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진 혁신적인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경희대학교 최덕현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인 ‘나노에너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논문명: Double layered dielectric elastomer by vapor encapsulation casting for highly deformable and strongly adhesive triboelectric materials. 제1저자: Hai Bo Xu 박사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