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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人사이트] "'호치' 캐릭터, 삼양식품 일등공신 됐죠"


이찬호 과장 "캐릭터 사업 확대로 불닭볶음면도 인기…사회공헌 재원 마련"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카카오프렌즈가 메신저라는 플랫폼을 타고 성장한 것처럼 '호치와 친구들' 캐릭터도 식품이라는 유통 채널을 가지고 있어요. 이를 활용해서 더 많은 식품과 연관된 캐릭터 상품을 만들고,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캐릭터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지난 9일 오후 광화문에서 만난 이찬호 삼양식품 기업문화팀 과장은 '넹' 캐릭터 인형을 앞에 두고 웃는 얼굴로 이 같이 말했다. 이 과장은 삼양식품이 '호치와 친구들'과 관련된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삼양식품 이찬호 과장이 캐릭터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삼양식품 이찬호 과장이 캐릭터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삼양식품은 '호치와 친구들' 캐릭터 제품의 인기와 함께 '불닭볶음면'으로 다시 한 번 비상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 4천700억 원을 기록하며, 3천590억 원을 기록한 2016년 이후 3년 연속 성장을 이어갔다. 동기간 영업이익도 552억 원을 기록하며 2016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하얀 국물 라면의 유행과 함께 실적 부진을 겪던 삼양식품이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불닭볶음면’ 덕분이다. 2012년 출시 후 일부 마니아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불닭볶음면은 하얀 국물 라면의 인기가 시들해진 2016년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해 '국민 라면'으로 자리 잡았고, 어느새 총매출 1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불닭볶음면의 성공과 함께 표지에 그려진 닭 캐릭터 '호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불닭볶음면 포장지에 그려진 '호치'가 내뿜는 불의 크기와 표정에 따라 제품의 매운 정도가 다르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후 소비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넹', '묘찌'를 비롯한 다른 캐릭터들로 이어졌고, '호치와 친구들'은 어느새 6개 캐릭터를 가진 하나의 캐릭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호치와 친구들, 삼양식품 상징 됐다

'호치와 친구들' 캐릭터 사업은 불닭볶음면을 개발하던 2012년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가 우연히 황재오 드림컴어스 대표를 만나면서 시작됐다. 김 대표는 좀 더 효과적으로 삼양식품의 제품을 알리기 위해 고민하던 중 황 대표와 함께 '호치‧넹·묘찌'를 기획했고, 이후 사람들에게 캐릭터로 더 다가갈 방법을 찾던 중 '라면의 정수' 웹툰까지 선보였다.

이 과장은 "'라면의 정수' 웹툰으로 캐릭터가 알려지기 시작하며 매출에도 좋은 영향이 있었다“며 ”단순히 포장 캐릭터로 사용하기보다 더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에 캐릭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호치와 친구들'은 라면 포장지 외에도 인기 캐릭터 마스크, 견과류, 캐릭터 인형 등 다양한 제품들에 적용돼 출시되면서 삼양식품의 성장을 견인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호치와 친구들'은 신사업 개척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해 9월 토니모리와 협업해 '불타는 에디션'을 출시하며 '푸드메틱' 분야에 진출했다. 이어 지난 1월 일본 시장에 진출할 때도 캐릭터 강국인 일본에 어필할 수 있는 하나의 무기로 관심을 끌었다. 또 '호치와 친구들'은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삼양식품을 친근하게 알리는 아이템으로 활용되고 있다.

삼양식품의 성장을 이끈 일등공신 '호치와 친구들'.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의 성장을 이끈 일등공신 '호치와 친구들'.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은 '호치와 친구들'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팝업스토어 개설 등의 계획은 아직 없으나, 대형 유통사와 손잡고 '나만의 라면 만들기' 프로모션을 열어 '호치와 친구들'을 널리 알릴 방침이다.

'나만의 라면 만들기'는 스프·프레이크·소스 등을 소비자가 직접 선택해 라면 컵에 담고, 이를 밀봉해 자신만의 라면을 만드는 라면 DIY 프로모션이다. 일본의 대표적 라면 제조기업 닛신이 가장 먼저 시작했으며, 삼양식품도 과거 송도에서 한 차례 진행한 적이 있는 프로모션이다.

이 과장은 "'나만의 라면 만들기' 프로모션을 통해 '호치와 친구들'를 더 알릴 계획"이라며 "신제품과 캐릭터에 대한 홍보를 함께 진행해 브랜드 가치 강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수익보다 브랜드 가치 제고 목표

'호치'는 삼양식품의 성장을 이끈 효자상품이지만, 삼양식품은 매출 신장과 함께 삼양원동문화재단을 통한 사회공헌에 주안점을 두고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양원동문화재단은 2017년 3월 설립된 이후 '문화·예술과 식품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목표로 더 많은 국민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과 함께 가능성 있는 인재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과장은 "'호치'로부터 발생하고 있는 매출은 모두 삼양원동문화재단에 적립되고 있다"며 "삼양원동문화재단을 통해 사회공헌활동뿐만 아니라 재단 설립의 목적에 맞도록 문화예술의 육성과 활성화에 이 적립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캐릭터 사업의 수익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이현석기자]
이 과장은 "캐릭터 사업의 수익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이현석기자]

삼양식품은 사회공헌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라이선스 관계도 정리했다. 현재 '호치와 친구들'의 라이선스는 식품과 식품 외 카테고리로 나눠 관리되고 있다. 식품 카테고리에서 사용되는 캐릭터는 삼양식품이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으며, 식품 외 카테고리는 '호치와 친구들' 캐릭터를 제작한 드림컴어스가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다.

삼양식품은 삼양원동문화재단을 통해 드림컴어스와 라이선스 별도 계약을 체결해 수익금 활용 방식에 대한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

이 과장은 "삼양원동문화재단을 통해 삼양식품과 드림컴어스가 함께 보유하고 있는 '호치와 친구들'의 저작권 라이선싱 계약을 별도로 체결했다"며 "이후 발생할 수도 있는 수익 분배 문제를 사전에 차단해 완벽히 사회공헌 사업에 수익금을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삼양식품의 해외 진출 때 '불닭브랜드' 캐릭터들이 삼양식품을 알리는 데 큰 공헌을 하고 있다"며 "해외 진출이 더욱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 또한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캐릭터 사업 수익으로 보다 더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할 것"이라며 "캐릭터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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