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형식을 깬 파격적인 행보가 재계에 신선한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과거 보수적이면서 권위주의적 형식을 취하던 총수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는 구광모 회장 체제 이후 변화의 흐름을 탄 LG그룹의 조직 문화와 궤를 같이 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선친인 고(故) 구본무 회장에 이어 4세 경영 체제를 연 구광모 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구 회장의 호칭이다. 구 회장은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진(CEO) 등과 자리할 때도 대표로 불러주길 먼저 요청했다. 사내 호칭뿐만 아니라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보도자료에도 자연스레 대표로 칭하고 있다. 실용주의적 경영에 방점을 둔 구 회장의 경영스타일이 투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그 배경에는 실용주의를 추구하는 미국식 문화의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나온다. 미국 뉴욕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대를 졸업한 구 회장은 2007년 스탠퍼드대 MBA(경영학석사) 과정에 입학한 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신생 벤처)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올해 들어 LG그룹에 형식을 깬 바람이 불고 있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구 회장 취임 후 첫 신년 인사회인 'LG 새해 모임'에서도 이전보다 파격적으로 진행됐다. 이날 LG 새해 모임은 여의도 LG트윈타워가 아닌 마곡동에서 처음으로 진행됐다.
기존 참석해왔던 경영진뿐 아니라 생산직과 연구직 등 다양한 직무의 직원들이 참석했다. 특히 비즈니스 캐주얼의 복장 등 격식은 가능한 배제하고 진지하지만 활기찬 분위기에서 이뤄지면서 이전 신년 인사회와는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LG그룹이 매년 4차례 진행하던 분기별 임원 세미나를 월례포럼으로 전환한 것도 파격적이다.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소통을 강조하는 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지난 1998년 4월 처음 시작된 'LG 임원세미나'는 고 구본무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대표이사와 임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분기마다 개최하는 그룹 차원의 정례 행사였다.
그 대신 이번달부터는 한 달에 한차례 'LG 포럼'을 개최하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구 회장을 대표로 호칭하는 게 다소 어색했지만, 지금은 LG그룹 내에서도 자연스럽게 구 대표로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양창균 기자 yangck@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