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LG전자가 미국 태양광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24일부터 27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솔라파워 인터내셔널 2018'에 참석했다. '솔라파워 인터내셔널'은 세계 최대의 태양광 박람회로 국내에서는 LG전자를 비롯해 삼성SDI·한화큐셀·OCI 등이 나섰다.
LG전자는 이번 박람회에서 2종류의 ESS(에너지저장장치) 신제품과 가정용 확장형 배터리팩을 공개하며 미국 가정용 태양광 시장 진출 확대의 포문을 열었다.
ESS는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된 태양광 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로, 태양이 뜰 때만 전력 생산이 가능한 태양광발전의 특성상 필수 장치로 꼽힌다. LG전자에 따르면 이 ESS는 최대 4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양의 에너지를 저장 가능하며, 태양광 자가 소비를 최대화할 수 있는 충·방전 로직이 적용됐다.
이번에 출시한 ESS는 특히 돌발상황 대응에 초점을 맞췄다.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정전이 잦아지는 점을 고려해 비상발전대응 기능을 탑재했다. 스마트폰·인터넷을 통한 원격 모니터링 기능으로 언제 어디서든 운전상태를 확인할 수도 있다. 여기에 오는 2019년부터 캘리포니아주에 도입되는 '시간요금제'에 대응하기 위한 기능도 들어갔다. 시간요금제란 시간대별로 전기요금 단가가 차등적으로 적용되는 요금제다.
배터리팩은 ESS의 핵심 부품 중 하나다. 가정용 확장형 배터리팩은 직류 결합형 7.6kW(킬로와트) 시스템과 교류 결합형 5.0kW 시스템으로 구성됐으며 기존 가정용 배터리팩보다 더 커진 용량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최근 들어 미국 내 태양광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시장에 가정용 태양광 패널 '네온R'을 출시하며 미국 가정용 태양광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새로운 가정용 배터리팩을 내놓은 것도 가정용 태양광 시장 공략의 일환이다.
B2B 태양광 시장 공략도 한창이다. 한 예로 지난 8월 미국프로농구(NBA) 구단인 LA 레이커스의 훈련센터인 'UCLA 헬스 트레이닝 센터'에 375W(와트)짜리 태양광 패널 456개를 공급했다. LA레이커스는 이 태양광 패널로 연간 24만5천k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늘어나는 수요를 뒷받침하고 중장기적인 공급 안정화를 위해 태양광 패널도 증산한다. LG전자 미국법인은 내년 초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에 연면적 8천700㎡ 규모의 태양광 생산라인 2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곳의 연간 총 생산능력은 500MW(메가와트)인데 생산된 태양광 모듈은 전량 미국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번 달 초부터 본격적인 건립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LG전자의 글로벌 태양광 모듈 시장점유율은 2016년 1.2%에서 2017년 1.5%, 2018년 상반기 1.7%로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 실적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태양광 사업에서만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써의 존재감을 점차 부각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최근 들어 격화되고 있는 미국·중국 간 무역분쟁은 위험요소다. 미국은 지난 24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추가 10% 관세를 부과하고 내년 1월부터 관세율을 25%까지 높이기로 했다. 관세 부과 품목에는 태양광 모듈을 만드는 데 필요한 각종 반도체 장비들도 포함됐다. LG전자 미국법인은 미국무역대표부(USTR) 측에 이 품목의 관세 부과 제외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2월부터 미국이 한국산 태양광모듈 제품에 부과한 세이프가드도 부담이다. 미국은 당시 30%의 세이프가드를 부과한 바 있다. LG전자는 사업보고서에서 "2018년은 중국 수요 성장의 정체 및 미국, 인도에서의 무역 제재 등에 따른 수요 정체로 글로벌 수요는 소폭 성장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LG전자는 미국에 태양광 모듈 공장을 구축하기로 하면서 세이프가드를 피하고자 했지만, 미·중 간 무역분쟁으로 결국 비용 증가는 불가피해졌다.
LG전자 측은 "이 같은 관세가 LG전자처럼 미국 내 태양광 모듈공장을 건설하려는 미국 기업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USTR 측에 강조했다"며 "앞으로도 국제관계의 흐름을 예의주시해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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