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게임사들, '대리 게임' 문제 관심 필요하다


[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실시간으로 대결을 벌이는 대전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불거진 현상이 있다. 타인의 계정 정보를 넘겨받아 대신 게임을 진행해 전적을 올리는 이른바 '대리 게임'이다.

남들보다 높은 고지를 점한 자신을 자랑하고픈 욕구와 더불어 높은 등급 달성 시 제공되는 보상에 혹한 이용자들의 수요에 힘입어 지금 이 순간에도 돈을 주고 이뤄지는 대리 게임이 판을 치고 있다.

'대리 게임'을 직접 이행하는 프로게이머급 '대리 기사(대리 게임을 진행하는 게이머)'나 고객들은 당연하게도 대리 게임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변호한다. 인터넷 개인 방송을 진행하는 한 대리 기사는 방송에서 대리 논란이 불거지자 "보다 다채로운 스펙(성능)을 갖춘 캐릭터로 다른 사람과 싸우는 모습이 시청자에게 재미를 준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소수를 제외하면 대리 게임은 다수의 이용자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즐기기 위해 하는 게임을 남이 해주면 무슨 재미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부터, '남이 대신 올려준 점수라면 금세 떨어질 텐데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신의 계정을 타인에게 양도하면서 개인정보 침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게임사들은 약관상 대리 게임을 막고, 대리 게임에 따른 피해 발생 시 구제받을 수 없다며 경고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 해외 업체를 제외하고 게임사가 나서 대리 게임을 직접 적발하고 제재한 사례는 좀체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대리 게임의 가장 큰 문제는 정당한 실력에 따라 보상을 누려야 할 사람이 이를 성취하지 못하게 된다는 데 있다. 대리 기사와의 압도적인 실력 차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다음 문턱을 넘지 못한 게이머는 결국 대리 기사와 이들을 제재하지 않는 게임사에 불만을 품고 떠나가고 만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기껏 자본과 시간을 투자해 구축한 매칭 시스템이 무력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대리 게임이 판을 치는 게임은 결국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종국에는 일반 이용자를 찾기 쉽지 않은 '개점휴업' 상태가 된 사례도 적잖이 보인다. 대리 게임이 단순히 대리 게임에 그치지 않고 게임 생태계 자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얘기다.

게임의 정당한 진행을 막는 불법 프로그램 이용자에게 철퇴를 내리듯 게임사들은 대리 게임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대리 게임 적발은 명백히 게임을 서비스하는 게임사의 운영 권한이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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