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이번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리니지 '18세 이용가' 등급판정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택진 사장은 23일 서울 삼성동 엔씨소프트 본사에서 가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영등위 리니지 등급판정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김 사장은 "리니지는 절대 '18세 등급 게임이 아니다"라며 "영등위로 부터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았을 때 심한 모욕을 느꼈다"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김 사장은 "영등위가 리니지 등급판정에 대한 지적사항을 알려오면 이에 맞춰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모든 방법에 대한 다각적인 시나리오 검토도 끝 마친상태"라고 덧붙여 강경대응 방침을 재확인시켰다.

다음은 김택진 사장과의 일문 일답.

- 이번 영등위의 리니지 '18세 이용가에 등급판정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98년 문화관광부가 게임대상으로 수상한 작품이 '리니지'인데 이를 영등위가 포르노와 같은 '18세 이용가'로 취급했다는 게 선뜻 이해가지 않는다"

- 이번 영등위 판정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알려달라.

"영등위가 심의사유에 대해 엔씨소프트측에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으므로 아직 확실히 말할 단계는 아니다. 영등위가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 의지해 플레이어킬링(PK)과 아이템소실을 모두 없앨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번 사태에 따라 각각의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책도 모두 마련했다"

- 엔씨소프트가 영등위에 지적사항을 알려달라고 요구했나.

"협회측을 통해 지적사항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

- '18세 이용가'의 게임이 아니라고 확신하는 이유는.

"리니지는 지난 5년간 공개적으로 각종 심의를 모두 거쳐왔다. 영등위의 지적사항도 이미 두번의 심의를 통해 검증을 받았던 부분이었다. 범죄에도 '일사부재리'(한번 재판받은 사건은 다시 재판하지 않는다)가 있는데 게임에는 이런 사례가 적용되고 있다. 이번 판정에 앞서 문광부에 리니지의 '일사부재리'에 대해 제기했으나, 문광부는 업데이트한 부분에 대해서만 심의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 영등위의 사전심의 발표 당일날, 미국에 체류중이었다고 했는데, 리니지의 '12세 이용가'를 확신한 건가.

"리니지가 '18세 이용가'를 받을 것이라곤 생각도 안했다. 아마 등급판정 당일날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 출국에 앞서 영등위에 확인한 결과, 200여건의 게임이 대기중에 있어 11월 중순쯤에 판정될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다. 이 말을 믿고 10월 중순에 미국 출장을 가기로 했었는데 상황이 급박하게 진행되면서 등급심의 전날에서야 알게 됐다"

- 문광부가 언론에 언급한 '플레이어킬링'(PK)과 '아이템소실'의 삭제에 대한 엔씨소프트의 입장은.

"PK와 아이템소실을 모두 없애는 방안으로 수정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사전심의는 게임 '내용'에 대해 심의를 해야 한다. 게임의 파급효과에 대해 고려해야 하는 것은 사후심의의 몫이다."

- 타 온라인게임업체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업계와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으며 업계와 공동보조를 취할 것이다. 이르면 다음주 중에 한국게임산업연합회 등을 통해 온라인게임업체들의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 증권거래소 상장추진의 연기 배경은

"코스닥 등록때도 리니지를 재심의 받은 적도 있는데 이번에도 이런 일이 겹치게 됐다. 이번 등급판정으로 인한 매출추정의 불확실성을 해결한 다음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 이번 사태로 리니지 후속작인 '리니지2'나 '리니지 포에버'의 개발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 개발일정에 차질은 없다. 오히려 이번 영등위의 등급판정을 계기로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의욕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