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文, 구체적인 행동과 후속 조치 있어야"

[정미하기자]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최근 단일화 협상 중단 사태와 관련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구체적인 후속 조치가 있어야 단일화 재개에 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안 후보는 15일 저녁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언론사 정치부장과 함께 한 만찬에서 "지난 주 두 사람이 같이 합의를 했는데 그 다음날부터 합의에 반하는 일들이 조금씩 생기더라"라며 "여러 통로를 통해 문 후보에게 전달하라고 했는데 (이번에) 통화하면서 그 부분을 보고받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지금은 문 후보가 먼저 사실 확인을 하는 것이 우선 순위"라며 "(문 후보는) 합리적인 분이니 이후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판단할 것이다. 구체적인 행동과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안 후보는 구체적인 행동과 후속 조치가 단일화 협상 재개 조건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새 정치를 하고자 단일화 협상이 진행됐다. 그래서 새 정치를 하자는 관점에서 그런 조치들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다시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 수 있는 어떤 행동이 나와야 한다"며 "새로운 정치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게 선언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로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안 후보는 '새정치 공동선언'에 현 상황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야 한다는 뜻도 피력했다. 그는 "기왕 이렇게 벌어진 일이니 이 현안에 대해 어떻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것까지 이제는 (새정치 공동선언에)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에 대한 개인적인 신뢰가 있다"며 "진심이 전달되면 거기에 따른 조치들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체적인 행동과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며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후속 조치들이 따르면 다음 순서로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안 후보는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 "(민주당 측에) 제안은 하지 않았고, 민주당에서 판단할 몫"이라며 "아마 (민주당) 내부적으로 의논하고 조율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단일화 협상 중단 선언이 안 후보 측에 불리하게 작용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질문에 대해 안 후보는 "손해볼 거 알고 했다"며 "만약 여론조사 결과에만 연연했다면 그렇게 결정을 못 했을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이대로 가다가는 단일화 과정에서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결과에만 집착하게 되면 단일후보는 대선에서 패배한다는 위기감, 절박감, 그것 때문에 협상 중단 카드를 빼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문 후보와의 첫 회동에서 단일화 시한을 후보 등록일(25일~26일)로 못 박은데 대해선 "그쪽(문 후보)에서 요구하기 전에 먼저 시한에 대해 제가 명시를 했다"며 "회사 사장도 하다보니 시한을 정하는 것과 아닌게 차이가 많이 나더라. 기왕에 합의를 하자고 했으니 시한을 정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일화를 25일을 넘겨서 할 수도 있나'는 질문에 "일단 지금 현재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관심을 두고 그 다음일은 다음에 고민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