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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북]대한민국 웹2.0 트렌드


작고한 문학평론가 김현은 일찍이 '새 것 콤플렉스'란 말로 한국의 부박한 지식 풍토를 통렬하게 비판한 적 있다. '새 것 콤플렉스'라고 했을 때 김현이 염두에 두었던 것은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외국 이론들을 이리 저리 짜깁기해 놓은 맹랑한 글들이었다.

흔히 웹 2.0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팀 오라일리부터 플리커, 위키피디아, 집단지성 같은 말들부터 먼저 들이댄다. 게다가 아마존, 구글 같은 외국 사례들만 잔뜩 들이대다 보니 '참여와 개방'을 바탕으로 하는 웹 2.0 논의 자체가 '비참여적, 폐쇄적'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기억도 있다.

'대한민국 웹 2.0 트렌드'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이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그럴듯한 외국 이론으로 치장해 놓은 '잡탕 수입품'과는 거리가 멀다. 김상범을 비롯한 네 명의 저자들은 쉽고 일상적인 용어로 웹 2.0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은 평범한 30대 직장인인 오 대리가 웹2.0이란 새로운 흐름에 눈 뜨고 파워 블로거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린 입문서다. 복잡하고 어려운 용어 대신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상황들을 통해 알기 쉽게 서술해가고 있는 것이 이 책의 최대 장점이다.

저자들이 서두에 던지는 "블로그가 웹 2.0인가요?" "RSS, 트랙백이 뭐에요?"란 질문 속에 웹 2.0에 대한 기본적인 문제의식이 다 들어있다고 해도 크게 그르지는 않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저 만치 도도하게 앉아 있던 웹 2.0을 생활인들의 눈높이로 내려놓았다고 평가해도 될 듯하다. "도대체 웹 2.0이 뭐냐?"는 질문에 대해 이 정도로 쉽게 정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들의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웹 2.0 트렌드'의 또 다른 장점은 땀 냄새 물씬 나는 책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이 책에는 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를 비롯한 네 명의 저자들이 지난 1년 동안 흘린 땀의 흔적들이 송글 송글 맺혀 있다.

이들이 대표 상품으로 내세운 블로터는 '블로거(blogger)'와 '기자(reporter)'의 합성어다. 따라서 블로터란 말 속엔 '모든 블로거는 기자다'는 철학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셈이다. '참여와 개방'이란 말을 언론 현장에 대입하게 되면 바로 '블로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2부에 소개되고 있는 대한민국 웹 2.0 대표선수들 역시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양념거리들이다. 올블로그부터 태터앤미디어, 미투데이, 위자드웍스 등 소위 '웹 2.0 형 서비스'를 이끌고 있는 이들이 의외로 평범한 블로거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것 역시 이 책이 주는 장점이다.

이 책은 블로터닷넷 창간 첫 돌에 맞춰 출간됐다. 지난 1년 간 그들을 비교적 가까이에서 지켜봤던 벗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웹 2.0 트렌드' 출간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

하지만 직업이 직업인지라, 쓴 소리도 한 마디 하고 끝내야 할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대한민국 웹 2.0 트렌드'란 제목이 굉장히 불편했다. "차라리 '좌충우돌 오대리의 웹 2.0 정복기'로 하는 게 좀 더 솔직하지 않았을까" 란 아쉬움이 자꾸만 고개를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런 점에서 창간 두 돌을 맞는 내년에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웹 2.0 트렌드'를 보내주기를 기대해 본다.

(김상범·이희욱·황치규·도안구 지음/ 행복한나무, 1만원)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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