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 "일본 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겨 일본 역사 만화 시리즈 전자책 앱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 5배 규모인 일본을 공략하고 이제는 유럽 진출도 준비 중입니다."
북잼이 출판 천국 일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이 회사가 제작한 허영만의 만화 '꼴' 전집 일본어 버전을 일본에 출시한 데 이어 북잼은 최근 일본 출판사 '리도사'의 인기 역사만화 시리즈인 '풍운아들'의 전자책 제작 업체로도 선정됐다.
'풍운아들'은 일본 대하 역사 개그 만화의 금자탑으로까지 평가받는 화제작으로 총 40권으로 구성돼 있다. 북잼은 풍운아들의 전자책 제작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경쟁사들과의 경합에서 당당히 이겼다.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북잼 본사에서 만난 조한열 대표는 현지 업체를 이긴 무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자사 개발 전자책 포맷인 'BXP'의 독창성을 내세웠다.
북잼의 BXP는 전자책 제작 포맷의 글로벌 표준인 '이펍(ePub)'에 비해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삽입이 용이하고 종이책 이상으로 예쁜 레이아웃이 가능해 여기에 매료되는 출판사가 늘고 있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조 대표는 "전자책이 예쁘게 나오지 못하는 것이 국내 전자책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예쁜 전자책'에 초점을 맞춰 BXP를 개발했고 그것으로 단행본 전자책 앱들을 냈더니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잼은 BXP 기반으로 제작된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는 10억 원의 매출을 거뒀고 만화 '열혈강호' 시리즈도 2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한 개의 시리즈로 다른 업체들은 도달하기 어려운 성과를 냈다.
북잼이 선보인 전자책 앱의 수만 해도 200~300여종. 오는 3월 전자책 스토어 앱 '문학동네 서점' 낼 예정인 문학동네도 전자책 제작 포맷으로 북잼의 BXP를 선택했다.
조 대표는 "출판사들은 북잼을 통해 시각적으로 우수하고 사용자 환경이 편리한 전자책 콘텐츠를 제작하고 출판사 자체 브랜드로 전자책을 유통할 수 있어 우리와 '윈윈'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일본 공략을 강화하는 데 이어 오는 4월 런던도서관에도 참가해 유럽 공략도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출판 강국 일본의 출판사가 현지사가 아닌 북잼을 선택한 것은 이런 '윈윈' 전략이 글로벌에서도 통한다는 신호"라고 자신했다.
북잼은 국내외 협력 출판사들을 확대하는 것 이외에 개인 독자들을 위한 서비스 '북잼 클라우드(가칭)'에도 역량을 쏟을 방침이다.
북잼 클라우드는 BPX 기반으로 제작된 전자책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용한 것으로 북잼의 웹서비스에 접속하면 독자가 구입한 전자책을 한곳에서 볼 수 있고 책갈피, 노트 기능이 모두 연동되는 것이 특징이다.
북잼은 현재 일부 전자책에 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용한 상태이며 이를 앱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북잼 클라우드 앱도 개발 중이다.
조 대표는 "메모앱인 에버노트와 제휴해 이용자가 에버노트에 작성한 내용을 전자책 형태로 만들거나 클라우드에도 올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클라우드 서비스는 전자책은 물론 다양한 콘텐츠를 모두 즐기는 원스톱 허브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마존 국내 진출설'에 대해서는 "북잼의 전자책은 어느 오픈 마켓에도 출시할 수 있어 아마존이 국내에 진출하면 유통 경로가 늘어나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한열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 공학부 94학번인 그는 지난 2008년 북잼 전신인 인터큐비트를 설립했다. 스마트폰 시대 도래와 함께 앱북 사업에 가능성을 감지했고 개발자의 장인정신을 발휘, 차별력 있는 전자책 포맷 BPX를 개발했다. 지난 2013년에는 본엔젤스로부터 3억원,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로부터 140만달러 투자를 유치하며 눈길을 끌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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