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조선3社, 안찾아간 선박 처분으로 현금 확보 나서


불확실성 해소에 긍정적…건조대금 전액 회수는 불가능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오랜기간 인도하지 못한 선박 처리에 분주한 모양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노르웨이 시추기업 시드릴(Seadrill)사와 계약을 해지한 데 이어 현대중공업그룹도 대만 선주 TMT사와 계약한 선박을 경매에 넘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6년 최악의 수주난으로 매출절벽을 맞이하고 있는 국내 조선사에 잔금 회수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건조대금을 받지 못한 '초대형 석탄·유류운반선(VLOO, 복합운반선)'을 경매를 부친다. 이 선박의 중고선가는 약 7천만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고객사 선박을 압류해 경매에 넘기는 것은 지난 2016년 'E엘리펀트호' 이후 두번째다. 경매는 6월 중순께 이뤄질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6년 TMT사로부터 32만DWT(재화중량톤수)급 복합운반선을 발주받아 2011년 완성했다. 하지만 TMT가 지난 2013년 자금난으로 파산을 신청하면서 현대중공업은 건조 대금을 받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 후자이라 항만에 정박 중인 이 선박을 압류 조치했다.

현재 이 선박은 현대중공업 울산공장 조선소에 배치돼 울산지방법원 관리를 받고 있다. 이 선박은 건조한 지 7년이나 지난데다 선수금도 이미 받은 상황이어서 경매를 통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선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 역시 인도하지 못한 선박 처리에 나섰다. 앞서 이 두 기업은 지난 26일 각각 시추선 2척씩 건조 계약을 해지했다. 이 시추선들은 노르웨이 시추기업 시드릴이 지난 2013년 7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에 각각 2척씩 발주한 물량이다.

하지만 시드릴은 지난 2014년부터 진행된 저유가 여파로 경영난을 겪자 이미 발주한 선박의 인도를 연기해왔다. 지난해 9월 미국 연방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서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다. 최근 미국 법원이 시드릴의 회생계획안을 심사하며 국내 조선사와 맺은 선박 건조계약 해지를 승인했다.

계약 해지에 따라 이들 기업은 계약금의 일부를 선수금으로 몰취하고, 시추선 소유권을 갖게 되면서 매각을 통해 잔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삼성중공업은 선수금으로 3억1천만달러(계약금의 30%), 대우조선은 2억2천만달러(계약금의 20%)를 각각 몰취하고 매각권과 신주인수권을 받기로 했다.

이들 기업은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두 기업이 이번에 계약해지된 시추선을 매각하면서 미청구공사액이 줄어들고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것"이라며 "인도지연 불안 등 해묵은 악재를 해소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5~6년 사이 드릴십 가격이 40%가량 떨어지면서 건조대금 전액을 회수하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일부 미(未)인도 선박의 경우 충당금을 쌓아 놓지 않으면서 추가 손실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급격하게 나빠지자 미인도 선박 처리를 놓고 국내 조선업계가 골머리를 앓아왔다"면서 "건조 금액 전액을 회수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그동안 국내 조선사의 자산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조선3社, 안찾아간 선박 처분으로 현금 확보 나서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