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인터넷 프리미엄망 도입하되 규제해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데이터의 종류나 송수신자에 따라 전송 속도 등 품질에 차등을 두는 일명 '인터넷 프리미엄망' 도입을 허용하자고 주장했다.

다만 공정경쟁을 방해하지 않도록 콘텐츠 제공자(CP)와 수직결합한 인터넷서비스 제공자(ISP)의 경쟁제한행위를 규제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프리미엄망 이용대가에 대한 요금 규제, 기본망 이용시 최소전송품질 규정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DI 이수일 부연구위원은 27일 '인터넷상에서의 공정경쟁과 혁신을 위한 규제 도입방안' 보고서를 통해 "전송차등화 자체를 금지할 필요성은 뚜렷하지 않으므로 허용하되, 공정경쟁과 혁신활동이 저해될 가능성에 대비한 제도와 규제를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이처럼 제안했다.

그러나 "급속하게 변화하는 정보통신산업의 경우 일단 불공정경쟁의 문제가 발생하면 사후적인 치유가 어렵고 프리미엄망 이용대가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없는 경우 CP의 혁신활동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책당국의 사전 규제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연구위원은 따라서 CP와 수직 결합된 ISP의 경쟁제한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정비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SK텔레콤이나 KT처럼 콘텐츠 제작과 인터넷 서비스를 겸한 기업들의 불공정행위 규제안이 사전에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전기통신사업법령에 전송차등화로 인해 우려되는 경쟁제한행위와 이를 금지하는 규정을 명시하고, 전송품질과 차등화에 따른 모든 정보와 기술적 사항의 공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위원은 이와 함께 프리미엄망 이용시 CP에게 추가 과금될 요금을 승인제로 운영하고, 기본망을 이용하는 사용자들도 최소전송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품질과 가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