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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초기벤처 투자 박차…첫 경영참여 투자도


 

국내 벤처캐피털(VC)들이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는 초기단계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5년 창업투자회사들에 대한 경영참여 투자가 자유롭게 허용된 이후, 초기단계 기업의 지분을 50% 이상 취득하는 경영참여 투자도 처음 실시됐다.

기술력 하나로 창업한 초기단계 기업들은 신용등급이 낮아 금융권 대출이나 국책금융기관의 보증지원을 받기 어려운 게 사실. 이러한 기업에 벤처캐피털이 활발히 투자를 함으로써 개인입보 등의 부담 없이 초기 벤처기업들이 기술개발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벤처캐피털 입장에선 높은 위험성과 함께 장기간 투자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투자기업이 기업공개(IPO) 등 성공단계에 진입했을 때 '대박'에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초기단계에 투자를 할 경우 액면가에 가까운 수준에서 지분을 매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기투자비중 31% 육박…LG벤처투자, 첫 경영참여 투자

최근 벤처캐피털협회가 발간한 2006 벤처캐피털 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창업 3년 이내의 초기단계 기업에 대한 창투사들의 투자비중은 30.7%에 이르렀다.

◇창투사 업력별 신규투자 현황
(단위:억원, %)
구분
2001
2002
2003
2004
2005
금액
비중
금액
비중
금액
비중
금액
비중
금액
비중
초기
5,669
63.6
3,340
54.1
1,861
29.5
1,736
28.7
1,972
26.0
중기
2,195
24.6
2,163
35.0
3,658
58.0
3,459
57.3
4,162
55.0
후기
1,049
11.8
674
10.9
787
12.5
849
14.0
1,439
19.0
※자료:2006벤처캐피털연감. 초기는 설립 3년 이하, 중기는 3년 초과~7년 이하, 후기는 7년 초과 기업에 대한 투자.

벤처 붐 당시 '대박'을 노리고 초기기업에 투자하는 비중이 60%를 넘어섰던 창투업계는 그간 지속적으로 초기투자 비중을 줄였다. 지난 2005년엔 26.0%까지 낮아졌다. 코스닥지수의 급락과 함께 투자위험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행보였다.

그러나 정부의 초기 벤처 육성정책과 함께 벤처캐피털에 대한 지원에 힘입어 초기단계 투자가 다시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1~11월 창업 이후 3~7년이 지난 중기단계 벤처에 대한 투자비중도 51.2%에 이르렀다.

벤처캐피털 산업이 확고히 자리를 잡은 미국의 경우 지난해 1~9월 초기단계 투자는 17.1%, 중기단계는 44.6%의 비중을 보였다. 안정적인 중·후기 단계 기업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과 국내 창투업계가 큰 대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미 벤처캐피털 업력별 투자비중
(단위:%)
구 분
초기
중기
후기
한국('06.1~11월)
30.7
51.2
18.1
미국('06.1~9월)
17.1
44.6
38.3
자료:벤처투자정보센터, 미국벤처캐피털협회(NVCA).

초기단계 기업에 투자를 집중해왔던 LG벤처투자는 지난 2005년 말 창투사에 대해 설립 7년 이내 기업에 대한 경영참여 투자가 자유롭게 허용된 이후 처음 지분 50% 이상을 취득하는 투자 사례를 보였다.

이 회사 김윤권 이사는 "최근 반도체 분야 초기단계 벤처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회사의 기술개발 및 성장단계 진입을 적극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경영권 참여에 제한이 없는 기업구조조정(CRC) 전문조합의 경영참여 투자나, 과거 중소기업청장의 승인을 얻어 실시하는 창투사의 경영참여 투자가 극히 제한적으로 진행됐다. 제도 개선 이후 초기 벤처에 대한 창투·벤처조합의 지분 50% 이상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초기전문 투자조합 활기…초기벤처 지원 확대 기대

창업 3년 이내 초기단계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전문조합이 다수 결성되는 등 벤처캐피털의 '고위험 고수익' 투자는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05년 정부의 모태펀드가 가동에 들어가면서 현재까지 모태펀드의 출자를 받은 초기전문 투자조합이 6개나 결성됐다. 이중 LG벤처투자는 첫해 1차 출자사업에서 300억원 규모에 이르는 'LG인큐베이션펀드'를 결성했다.

◇모태펀드 출자 초기전문투자조합 현황
(단위:억원)
모태펀드 출자시기
운용사
조합명
결성총액
모태펀드 출자액
2005년 1차
한미열린기술투자
HTIC-Neowiz투자조합
50
25
LG벤처투자
LG Incubation Fund
300
150
2006년 1차
기보캐피탈
K-TAC제11호(START-UP)투자조합
140
70
기은캐피탈
기은START UP투자조합제1호
100
50
한미창투
2006한미기업가정신투자조합
200
100
2006년 2차
화이텍기술투자
화이텍BI투자조합1호
100
50
※자료:한국벤처투자. 2006년 1~2차 사업의 펀드 결성액 및 모태펀드 출자액은 예정금액.

지난해 코스닥시장의 침체로 상장 직전의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Pre-IPO 투자'의 위험성이 각인됐다는 점도 벤처캐피털로 하여금 후기투자를 기피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19개 종목 중 모건코리아를 제외한 18개 종목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이 때문에 상장 직전에 공모가 수준에서 지분투자를 한 벤처캐피털 중 일부는 안정성은커녕 손해까지 감수해야 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고정석 벤처캐피털협회 회장은 "창투사의 경영참여 투자에 대한 정부의 제도 개선과 벤처 투자조합의 대형화 등으로 초기단계부터 벤처캐피털과 성장을 함께 하는 모습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설립 1년을 맞은 올라웍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큐베이트 대표는 "IPO를 해야만 성공하는 것이고, M&A는 실패한 것이라는 벤처업계의 인식이나 풍토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벤처기업 경영자들이 초기단계부터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유치해 IPO,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형태로 회사의 성장을 모색할 수 있도록 인식을 바꾸고, 벤처캐피털 역시 단순한 자금지원 외에 투자기업의 성장을 돕는 일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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