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올 상반기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가 대내외 리스크 변화에 따른 헤지수요 증가로 크게 늘었다. 장외파생상품 잔액도 금리전망 불확실성 등으로 이자율스왑 잔액이 커지면서 반년 새 10% 가까이 증가했다.
1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총 거래규모(명목금액 기준)는 7천783조원으로 전년 동기(6천781조원) 대비 14.8% 늘었다. 금리전망 불확실성 등으로 이자율스왑 거래가 증가하고 대내외 리스크 변화에 따른 환헤지수요 증가로 통화선도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말 현재 장외파생상품 잔액은 8천810조원으로 전년 말(7천947조원)대비 10.9% 증가했다. 금리변동 우려감 등으로 이자율스왑 잔액이 전년말 대비 10.2% 늘어난 영향이 컸다.
기초자산별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통화(5천956조원, 전체 거래규모의 76.5%) ▲이자율(1천685조원, 21.6%) ▲주식(114조원, 1.5%), 신용(16조원, 0.2%) 순으로 나타났다.
기초자산별 장외파생상품 잔액은 ▲이자율(5천482조원, 전체 잔액의 66.3%) ▲통화(3천163조원, 35.9%) ▲주식(81조원, 0.9%) 및 신용(71조원, 0.8%) 순이었다.
거래규모가 5천95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한 통화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장외파생상품 잔액은 3천163조원으로 반년새 12.3% 늘었다.
이자율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1천68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8% 급증했고 잔액은 5천482조원으로 반년 만에 10.0% 증가했다.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11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6% 늘었고 잔액은 81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15.7% 확대됐다.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늘면서 주식스왑 거래규모와 잔액이 모두 증가한 영향이 컸다.
신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16조4천억으로 전년 동기보다 28.1% 늘었고 잔액은 71조1천억원으로 1.0% 소폭 증가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대한 우려로 신용부도스왑(CDS) 거래와 잔액이 모두 늘어난 때문이다.
금융권역별로는 올 상반기 은행이 6천494조원으로 가장 큰 비중(83.4%)을 차지했고 증권사(11.4%), 신탁(자산운용 등 포함 3.8%) 순이었다. 특히 은행은 통화선도(4천922조원), 이자율스왑(1천298조원) 및 통화스왑(184조원) 등 대부분의 장외파생상품에서 가장 큰 거래규모를 나타냈다.
이들 은행·증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상대방은 ▲외국 금융회사(36.2%) ▲외은지점(25.6%) ▲국내 은행(18.4%) 순이었다. 거래규모가 가장 큰 통화 관련 거래의 상당 부분(58.6%)이 외국은행 등 외국 금융회사와 외은지점이었다. 외국 금융회사는 주식(61.7%), 이자율(47.8%), 통화(32.3%) 관련 장외파생상품 거래의 가장 큰 거래상대방이었고 신용 관련 거래는 증권사(29.1%)가 가장 큰 거래상대방이었다.
금융당국은 글로벌 장외파생상품 감독강화 흐름과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감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단 방침이다.
이동춘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올 연말까지 장외파생상품 감독의 국제적 정합성을 제고하고 보고정보 확대를 위한 파생상품 업무보고서를 개정할 것"이라며 "개정 내용엔 거래상대방 정보에 법인식별기호(LEI, Legal Entity Identifier) 도입과 거래포지션, 기초자산 명칭 등 상세 보고 항목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또 오는 2020년 9월까지 거래상대방의 계약불이행 등 거래당사자 간 잠재 신용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개시증거금 교환제도를 시행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도 오는 12월 중으로 국내 장외파생상품 시장의 체계적 위험 관리를 위해 거래정보저장소(TR) 도입에 필요한 규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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