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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수난 시대…일주일 새 시총 1.9조 증발


"악재 거듭…산 넘어 산"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한국전력 주가가 4년9개월여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최근 일주일 새 증발한 한국전력 시가총액은 무려 1조9천억원에 육박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전력은 전 거래일 대비 0.33%(100원) 하락한 3만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 2013년 11월18일(2만9천800원) 이후 4년9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지난달 31일 종가(3만3300원)와 비교하면 주가는 6거래일 새 8.85% 급락했다. 이 기간 시총도 21조3천774억원에서 19조4천836억원으로 1조8천938억원이 증발됐다. 유가증권시장 내 시총순위는 16위로 3계단이나 떨어졌다.

영국 원전 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지와 전기요금 누진제의 한시적 인하 등 악재가 거듭된 영향이 컸다.

한국전력은 최근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잃었다. 지난해 12월 한국전력은 중국 국영 원전 기업 광허그룹을 제치고 이 프로젝트에서 우선 협상권을 따낸 바 있다.

원래대로라면 한국전력은 오는 2025년까지 무어사이드에 한국형 원전(APR1400) 3기를 건설할 계획으로 수주 금액만 150억파운드(약 22조원)에 달했다. 그러나 우선 협상권을 상실하면서 수주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일 "한전은 한때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성공 등으로 세계 원전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지만 탈원전 등으로 경쟁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전기요금 누진제 인하에 따른 실적 감소 우려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전일 정부는 7~8월 두 달간 한시적으로 3단계 누진 구간 중 1~2단계를 각각 100kW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전기요금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1단계 상한은 300kW, 2단계는 500kW로 확대되면서 총 2천716억원(가구당 평균 1만370원)의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현재로선 국민 보전분을 한국전력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전력·가스담당 연구원은 "이번 대책으로 한전의 올해 실적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라며 "당장 3분기에 3천억원의 비용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요금 인하 이슈가 '한시적' 악재라면 최근 터진 북한산 무연탄 수입 논란은 더 심각한 문제란 분석도 나온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유틸리티 담당 연구원은 "최근 한전 주가하락은 요금결정 과정에서 부각된 규제 리스크 때문이지 이익 변동에 대한 우려는 아니었다"며 "이런 측면에서 고비는 넘겼다고 보는데 최근 생각지도 못했던 북한산 무연탄 수입 논란이 터졌다"고 지적했다.

무연탄 수입 논란의 경우 실제 북한 문제를 놓고 펼쳐질 북·미, 한·미 간 협상에서 이슈가 돼 또 다른 불확실성을 낳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 연구원은 "산업용 경부하부터 주택용 누진제까지 최근 한전의 요금논의 및 결정 과정은 주주에겐 실망의 연속이었다"며 "여기에 상당 기간 불확실성을 이어지게 할 수 있는 북한산 무연탄 수입 논란까지 한마디로 '산 넘어 산'"이라고 말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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