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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기업]디스그라운드 "신인 예술가 모여라"


대학생 창업자 "신인 예술가와 기업의 마케팅 징검다리 될 것"

[정미하기자] "자동차 회사가 예술가들과 협업해 엔진을 가족사진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는 등 색다른 마케팅이나 광고를 찾고 있다. 신진 예술가와 기업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

음악과 패션쪽 일을 하는 동생을 가진 대학생 두 명이 신인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대중에게 보여줄 통로를 만들어주고 싶다며 뭉쳤다.

예술가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는 '디스그라운드(thisground)' 이승환, 장한솔 공동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서강대 경영학과 동기인 두 사람은 올해 27살이다.

두 사람은 컨설팅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던 2013년 7월 휴학계를 내고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초기 자본금은 500만원. 서강대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벤처 공모전에 출전해 받은 상금이 토대가 됐고, 당시 '디스그라운드'라는 서비스를 기획안으로 제출했다.

디스그라운드는 음악・미술・디자인 등을 전공하는 예술가들을 마케팅에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디스그라운드가 기업이나 단체에 예술가들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제안해 이를 수주한 뒤 디스그라운드 가입자들에게 공지하는게 기본 시스템이다.

이를 본 예술가들이 참가신청을 하고, 최종 선정작을 온라인 투표로 뽑아 기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또한 디스그라운드 가입자들이 올린 작품에 흥미를 느낀 기업들이 먼저 프로젝트를 제안할 수도 있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활동하고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음악이나 디자인, 패션 등 분야별로 흩어져있다는 점에 착안, 디스그라운드라는 서비스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이승환 공동대표는 "예술 활동을 하는 신인 아티스트들은 보통 4.5개의 채널을 활용한다"며 "본인을 알릴 수 있는 기회도 적고,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이 발로 뛰어 기업의 프로젝트에 참가해야하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신인 예술가들의 고충을 알 수 있었던 데는 개인적인 경험이 작용했다. 이 공동대표의 동생은 패션디자인학을 전공하고 있고, 장한솔 공동대표의 동생은 클래식 트럼펫을 전공한 뒤 실용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다.

회사에서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은 이들의 친구로 홍익대 미대, 상명대 조소학과를 졸업해 디자이너로 활동해왔다. 음악, 미술을 하는 지인들이 이들에게 디스그라운드라는 서비스를 기획할 계기를 부여한 것이다.

디스그라운드는 우리나라 신인 예술가들만이 아니라 전 세계 예술가를 대상으로 한다.

때문에 디스그라운드는 서비스 기획단계 당시 전 세계 45개국 1천600명의 예술가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회원을 모집했다. 디스그라운드가 이메일을 보낸 1천600명의 예술가 중 한국사람은 100여명에 불과했다. 현재 디스그라운드를 이용하는 가입자 350명은 45개 국가 출신으로 구성돼 있으며 미주・유럽 대륙 소속이 70%를 차지한다.

장한솔 공동대표는 "음악・그래픽 디자인・영상 관련 커뮤니티인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 '비핸스(behance)', '비메오(vemeo)에 글을 올리는 예술가들에게 영문 이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접촉하면서 회원을 모집했다"고 말했다.

디스그라운드 회원 가입은 까다롭다. 회사로부터 초대 메일을 받거나, 이를 통해 가입한 회원이 가진 초대권을(1인당 3장) 받은 사람만 디스그라운드에 가입할 수 있다.

이 공동대표는 "디스그라운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예술가들에게 열린 공간"이라며 "이용자 중 20%의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을 디스그라운드로 초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은 평균 10개 이상의 콘텐츠를 업로드하며 자신의 작품을 회원들과 공유하고 있다.

현재 디스그라운드는 영국 가방 브랜드 회사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디스그라운드에 모인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가방에 들어갈 패턴 공모전을 개최해 작품을 보여주고 싶은 예술가와, 독특한 마케팅을 하고 싶은 기업 양측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케냐에 있는 봉사단체와 예술인들을 연결해 할례(종교적인 이유 등으로 성기 일부를 잘라래는 의식)를 근절 하는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이렇듯 기업이나 단체를 예술가와 연결해주는 모델은 오는 3월25일 서비스 업데이트를 통해 모바일 웹페이지가 출시되면 본격화할 예정이다. 장 공동대표는 "기업이나 단체가 신인 예술가들과 함께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디스그라운드에 게시하고, 예술가들이 참가하면 최종 선정작을 투표를 통해 선발하는 과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이들이 대학생이라는 점은 사업을 운영하는데 제약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최종 학력이 고졸이라서, 혹은 학생이기 때문에 사업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는 이들도 많다.

양가 어머니 모두 '언젠간 취업을 하겠지'라고 내심 기대하고 계신 점도 이들에게는 부담이다. 대신 대기업에 27년간 근무한 아버지(이 공동대표)와 사업가 아버지(장 공동대표)가 아들의 사업을 응원하고 있다는 점은 버틸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두 사람은 "서강대학교에는 연속 2년까지 휴학을 할 수 있는 '창업휴학' 제도가 있다"며 "올해 상반기 일반휴학(연속 2년)이 끝나면 창업휴학 제도를 활용하며 사업을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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