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대한민국 남녀 궁수들이 2014 아시안게임에서 27~28일 양일 간 양궁 종목에 걸린 8개의 금메달 중 5개를 획득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 같은 성과는 비인기 종목임에도 꾸준히 이어온 현대차그룹의 '통 큰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28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남자 리커브 개인전 결승에서 오진혁 선수가 극적인 역전승으로 5번째 양궁 금메달을 차지하자 관중석에 앉아 있던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 부회장은 현 대한양궁협회장이자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이다.
현대가(家)와 양궁의 인연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 회장은 198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 시절, 1984년 LA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을 본 뒤 양궁 육성을 결심하고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했다. 이후 현대정공에 여자양궁단을 창단하고 이어 현대제철에 남자양궁단을 창단했다.
정 회장은 1985년에서 1997년까지 4번의 대한양궁협회장을 역임하고 1997년부터 지금까지 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직을 역임하면서 29년간 양궁인구의 저변 확대와 우수인재 발굴, 첨단 장비의 개발에 이르기까지 약 380억원 이상의 투자와 열정을 쏟았다.
정 회장의 양궁 사랑은 대를 이어 전해졌다. 정 회장의 아들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2005년부터 부친에 이어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아 오고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지난 5월 선수들에게 블루투스 스피커와 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어 아시안게임 양궁경기가 열리기 이전인 지난 19일에는 계양아시아드 양궁장을 직접 찾아 경기장 시설들을 살피며 선수들이 심리적 동요가 발생치 않도록 경기장 운영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자 리커브 예선 라운드가 시작된 지난 23일에도 점심시간을 활용, 양궁 경기장을 방문해 경기장 시설과 관중석, 선수들의 대기 장소 등의 안전 상황을 체크했다.
이후에도 정 부회장은 양궁경기가 열린 2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양재동 사무실에서 인천 서운동 경기장까지 왕복 70㎞ 거리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다녀왔다는 후문이다.
정 부회장은 매일 경기장을 찾아가 경기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가 끝난 이후에는 우리 선수를 비롯한 각국 참가 선수들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이 매일 찾아와 선수들에게 불편한 점이 없는지를 물었다"며 "경기 운영위원회에도 선수들이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안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수 차례 당부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4억원 시상 이후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5억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6억5천만원,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5억4천만원, 2012 런던올림픽 16억원 등 올림픽과 아시안 게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단과 코치진에게 총 37여억원 이상을 포상금으로 지급한 바 있다.
한국양궁은 지난 1984년 LA올림픽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금메달 19개, 은메달 9개, 동메달 6개를 획득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지난 1978년 방콕대회를 시작으로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금메달 27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12개를 차지하며 세계 최강 자리에 올랐다.
이런 현대차그룹의 비인기 종목에 대한 후원은 양궁에 이어 봅슬레이로 돌려지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한국 봅슬레이팀 후원 계약을 맺고 국산 봅슬레이 썰매를 개발해 우리 선수들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사용토록 지원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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