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국내 최대의 완성차업체인 현대·기아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파업 양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파업에 따른 매출 손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후 3시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대표이사와 문용문 노조위원장 등 노사 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1차 본교섭을 재개했지만 일부 핵심 안건에 이견을 보이면서 교섭을 마쳤다.
이날 사측은 임금인상안을 제시하지 않았고, 상여금도 현재도 최고수준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년 61세 연장과 노조 면책 특권 강화 등 20여 개 요구안에 대해서도 현행대로 유지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노조는 사실상 단협 개정을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특히 주요 쟁점사항인 임금과 상여금 지급, 정년 연장 등 사안에 대해서는 의견 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알려져 협상 타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교섭에서 노사는 노조요구안 75개 가운데 27개 안에 합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가 파업 존속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이번 주에도 교섭에 실패하면 노조는 회사를 압박하기 위해 파업 수위를 더 높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노조는 기본급 13만498원 인상과 함께 정년 연장, 사내하도급의 정규직화, 상여금 800%(현 750%), 전년도 순수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61세 연장, 4대 중증질환에 대한 대책, 재직 중 사망시 자녀 학자금(고등학교)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날까지 다섯 차례 파업을 진행해 온 노조는 이날 사측에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의미로 파업을 중단했다. 다만 주간 2조의 잔업(70분) 거부는 실시한다.
노조는 이미 오는 30일 주간 1·2조가 각각 각 4시간 부분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노조는 파업과 함께 이날 오전부터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사측이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해 일괄제시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강도 높은 추가파업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또 내달 초에는 서울 현대차 본사 앞에서 상경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노조는 20~21일에는 주간 1·2조가 각각 2시간씩을 부분파업을 했으나, 이후 23일과 26일, 28일에는 파업 수위를 높여 각각 4시간 부분파업을 했다. 또 24일에는 주말특근도 중단하며 파업 강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는 이 과정에서 차량 2만3천748대를 생산하지 못해 4천868억원 상당의 생산차질액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기아차 노조는 이날 2차 파업 출정식을 갖고 파업에 돌입했다. 29∼30일 이틀 동안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노조는 또 30일 제2차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추가 파업 여부 등 투쟁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13만498원 인상과 정년 61세 연장, 사내하청의 정규직화, 상여금 50% 인상, 성과급 순이익의 30% 지급, 주간 2교대 안착을 위한 조·석식 무료 배식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현재로서는 일괄제시안을 내놓으라는 노조의 요구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파업으로 기아차는 21일 1천260대(224억원)에 이어 이날도 1천262대(224억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4일 특근거부까지 감안할 경우 29일 기준으로 생산차질은 6천81대(1천76억원)에 달한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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