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호텔들도 전기 엄청 씁니다. 거기는 왜 산업용으로 안돌려줍니까. 국가 관광 산업에 이바지 하는데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산자부 관계자가 내 놓은 답변이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들이 최근 협회까지 조직해 가며 자신들이 사용하는 전기 요금을 산업용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결정권을 쥐고 있는 산자부는 '명쾌하게' 거절하고 있다. IDC 역시 호텔과 같은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IDC들만 산업용 전기 요금을 부과하게 되면 다른 서비스업들과의 형평성에서 어긋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서비스업인 IDC들이 전기 요금 인하를 요구하는 것이 산자부의 논리처럼 어불성설인걸까.
높은 전기세로 인해 수익이 악화되면서 전기 요금을 산업용으로 바꾸려는 IDC들의 노력은 지난 2년간이나 계속돼와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다.
IDC에서 사용하는 전기 요금제가 일반용이기 때문에 일정 사용량을 넘어가면 누진세까지 합쳐 많은 요금이 부과되기 때문.
덕분에 전 세계에서 이례적으로 국내 IDC에서는 블레이드 서버를 보이콧하는 움직임까지 보인적도 있다. 전력소모량이 높은 블레이드 서버를 받아들였다가는 전기 요금을 감당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같은 IDC의 고민에는 스스로의 책임도 있다.
IDC 입주 요금은 상면(공간) 임대와 네트워크 사용량의 두 가지 요소로 일괄 부과 됐고 추가 전력 사용량을 별도로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 IDC 과금 정책 결정자들의 실수라면 실수다.
하지만 그렇다고 IDC에 입주해 있는 수 천 곳 고객사의 서버들에 일일이 전기 계량기를 장착해 전기 요금을 따로 매길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는 것이 IDC들의 호소다.
측정 시기와 방법도 문제가 된다. 접속자가 가장 많은 순간에는 서버의 활용량은 물론 전기 사용량도 최고조가 되는데 이를 평균 요금으로 책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최고 사용량을 완전히 배제하고 평균 사용량만을 요금으로 부과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IDC들은 산자부를 향해 요구한다. IT 산업의 '제조 공장' 역할을 하는 IDC에게 산업용으로 전기 요금을 전환해 달라고.
그것이 허용되면 복잡한 과금 과정은 생략하고 신기술이 적용된 서버들을 맘껏 받아들여 입주한 온라인 업체들이 더 많은 디지털 콘텐츠를 생산, 유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IDC들의 주장이다.
아직 산자부는 "법에 의해 산업용 요금은 제조업과 광업에만 적용하도록 돼 있는데, 서비스업중에서 유독 IDC의 주장만을 받아들여야할 이유가 없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인다.
'IT산업의 공장'이라는 논리를 산자부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방법은 IDC를 관할하는 정통부가 팔을 걷고 나서야 할 때다.
특별법령에 의해하면 지방 산업단지에 구축된 지식기반구축센터의 경우 산업용 요금의 적용을 받는다. 정통부가 IT 강국 코리아를 만들어야 한다고 외친다면 그 인터넷 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IDC들의 고민을 위해 특령 제정에라도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IDC들은 협의회 구성 이후 정통부는 물론 학계와 연계해 해외 사례를 발굴하고 논리를 세워 산자부에 다시금 요금제 전환을 건의할 모양이다. 이와함께 국회의원들과도 접촉해 법령 제정을 위한 수순에도 돌입할 태세다.
IDC들의 숨통을 수년째 틀어쥐고 있는 '전기세', 이번에야 말로 트일 날이 올지 기대해본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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