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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종] 울타리에 갇힌 블로그


 

올해 들어 모든 포털들이 블로그 서비스를 오픈했다. 지난 7월에는 한 인터넷 측정 업체에서 블로그 사용자가 1천만명이 넘었다는 조사 결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전부터 블로그를 접해왔던 사용자들은 현재 포털 블로그를 '앙꼬빠진 찐빵'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그리고 그 이유는 우리에게 생소한 '트랙백'과 'RSS'와 같은 기능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블로그를 그냥 '서핑'만 해왔던 기자도 약 한 달전부터 한 포털 사이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사용해봤다. 처음에는 재밌고 신기했지만 차츰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기대했던 것보다 약했기 때문이다.

'1인 미디어'라고 찬양을 마다하지 않았던 블로그가 이 정도 밖에 안되나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블로그를 과대포장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됐다.

그리고 왜 정통 블로거들이 '트랙백'과 'RSS'를 그렇게 강조했는지 다시 관심을 갖게 됐다. 다소 생소한 용어라 간과했던 이런 기능들이 블로그를 블로그답게 만드는 핵심이었음을 뒤늦게 알았다.

트랙백(Track Back)은 얼핏 보아서 게시판의 '댓글'과 비슷하다. 어떤 사람의 특정 글에 대해 코멘트를 단다는 점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A라는 사람의 글에 큰 문제를 발견하고 그 글에 대해 본격적으로 반박하고 싶을 때는 댓글로는 아무래도 부족하다. 그 반박문을 내 블로그에도 그대로 남기고 싶을 때는 더욱 그렇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트랙백이다. 간단히 말해 트랙백은 A라는 사람의 글에 대해 B라는 사람이 코멘트를 했을 때 그것(코멘트했다는 사실)을 A라는 사람에게 알리는 기능이다. 설명은 좀 어렵지만 사용해보면 쉽다. 우리나라에서는 '관련글', '이어말하기' 정도로 번역해 사용한다.

트랙백의 매력은 이것이 특정 사이트내에서만 한정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2002년 8월에 최초로 발표된 트랙백은 국제 규격으로 프로그램간 호환할 수 있다. 따라서 트랙백을 지원하는 블로그간에는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또 다른 공개 규격인 RSS(Really Simple Syndication)는 자주 방문하는 블로그의 업데이트된 글을 그 사이트에 방문하지 않아도 정기적으로 자동 수집할 수 있는 기능이다. RSS 역시 이 기능을 지원하는 사이트라면 어디든지 콘텐츠를 내 블로그에 불러올 수 있다.

RSS를 지원하는 블로그 사이트에는 'XML'이나 'Syndicate this site'와 같은 아이콘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을 클릭해 생성된 페이지의 주소를 복사해 내 블로그에 저장해두면 된다.

트랙백이나 RSS을 이용하면 블로그의 경계를 없앨 수 있다. 야후코리아 블로거와 네이버 블로거 간 커뮤니케이션이 쉽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수없이 오픈한 포털 블로그 중 이런 기능을 지원하는 블로그 사이트는 많지 않다. 한미르가 RSS를, 이글루스와 네이버가 트랙백을 지원하는 정도다. 규격은 공개돼 있지만 이를 채택할 의지가 별로 없는 것이다.

이는 블로그를 자신들의 영역안에 가두고 싶어하는 포털업체의 욕심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블로그 '시장'을 독식하고자 하는 상업 논리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블로그의 진면목을 제약하면서 어떻게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울타리에 갇힌 블로그는 이미 그 힘을 발휘할 수 없다. 블로그 정책에 있어서만큼은 국내 포털들의 '오픈 마인드'를 기대해본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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