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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35달러 돌풍 크롬캐스트, 국내서 쓸 만 할까?


유튜브 편의성은 장점… 킬러 앱 부족은 아쉬워

[박웅서기자] 물 건너 온 구글 크롬캐스트를 어렵사리 입수했다. 인터넷에서 제품 구매를 클릭하면서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까닭은 '과연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쓸만할 것인가' 때문이었다. 실제 제품을 사용해 본 결과, 기능 자체는 유용하지만 국내 TV 사용 환경과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졌다.

크롬캐스트 구성물은 단출하다. 박스를 개봉하면 크롬캐스트와 전면 커버 뒷쪽으로 간단하게 설치법이 적혀 있다. 그리고 안쪽으로 매우 짧은 설명서와 함께 HDMI 연장케이블, USB 케이블, 220v 충전기가 전부다.

설치 과정도 매우 단순하다. <1.꽂아라> <2.접속하라> <3.설치하라> 이게 전부다. HDMI 단자에 크롬캐스트를 꽂고 USB 케이블로 전원을 연결한 뒤 리모컨으로 TV를 켰다. 크롬캐스트 설치 화면이다. 그 다음 PC나 스마트폰으로 설치 웹사이트(google.com/chromecast/setup)로 들어가 지시를 따르면 끝이다.

모바일기기와 크롬캐스트의 연결 조건은 단 한 가지다. 같은 와이파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 이것만 충족하면 나머지는 거의 제약이 없다. 애플TV처럼 같은 iOS를 사용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안드로이드폰이든, 아이패드든, 윈도PC든 가리지 않는다.

◆유튜브, TV 대기열 등 편의성 돋보여

크롬캐스트를 설치하면 크롬 웹브라우저나 유튜브, 구글 무비 등에 크롬캐스트와 연결하는 작은 버튼이 새로 생긴다.

가장 먼저 사용해 본 애플리케이션은 역시 유튜브였다. 그동안 유튜브 이용시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도 불만이 없었지만 TV가 앞에 있으니 사정이 달라졌다. 스마트폰에 크롬캐스트 APK를 설치하고 유튜브 앱에 들어가니 위쪽에 크롬캐스트 버튼이 생겼다. 이 버튼을 눌러두고 원하는 영상을 선택하면 바로 TV와 연결된다.

구글은 최근 유튜브 앱 업데이트를 통해 스마트폰에서 영상 시청 중 화면을 끌어내려 작게 만들고 다른 영상 목록을 볼 수 있게 했는데 크롬캐스트도 이와 비슷하다.

시청자는 일단 영상을 하나 틀어놓고 다음 화면을 고를 수 있다.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이유는 크롬캐스트가 스마트폰에서 전송한 신호를 받고 영상을 직접 새로 읽어들이는 덕분이다. 스마트폰 화면을 그대로 미러링하는 애플TV와는 다른 방식이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TV 대기열까지 지정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다음에 볼 영상을 미리 대기시켜 놓는다는 뜻이다. 구독 목록을 보면서 서너개 이상의 영상을 대기열로 추가시켜 놓으면 순서대로 영상이 재생된다. 굳이 스마트폰에서 한 영상이 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음 영상을 누를 필요가 없다.

구글 무비와 구글 뮤직 역시 방식은 별로 다를 게 없다. 앱을 실행시키고 크롬캐스트를 선택해놓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연결방식이 간단한 게 크롬캐스트의 가장 큰 장점이다.

연결 속도는 생각보다 느리지 않다. 간혹 접속이 더딘 경우가 있는데 크롬캐스트나 모바일 기기의 성능보다는 와이파이가 느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크롬 브라우저는 미러링 방식, 반응은 다소 느려

크롬캐스트는 PC의 크롬 웹브라우저에서도 연결할 수 있다. 처음에는 크롬에서 보여지는 사진이나 영상 등 컨텐츠를 읽을 수 있는 정도인지 알았지만 직접 사용해보니 미러링 방식이다.

크롬 웹브라우저에 있는 크롬캐스트 버튼을 누르면 PC에서 보고 있는 웹사이트를 그대로 보여준다. 마우스 스크롤을 내리면 TV 화면에서도 그대로 따라 내려가지만 반응 속도는 애플TV 등에 비해 다소 느린 편이다.

다만 PC 화면을 미러링할 때는 PC의 성능이 중요하다. 해상도가 낮은 노트북을 크롬캐스트와 연결하니 화면 비율이 안 맞아 위아래가 조금 잘리고 글씨도 또렷하지 않았다.

크롬을 이용하면 약간의 편법(?)도 가능하다. 크롬 브라우저에 PC 안에 있는 파일들을 올려놓으면 웹상에서 그대로 재생되는데 이를 이용해 PC 내 컨텐츠를 TV에서 보는 것이다. 시험해보니, TXT, PDF 등 문서나 JPG 사진, MP3 음악, MP4, MKV 비디오 등이 크롬 웹상에서 바로 재생됐다.

◆국내 환경 맞는 킬러 앱 부족 아쉬워

여러 가지 기능을 사용해 본 것 같지만 국내에서는 여기까지가 한계다. 유튜브, 구글 뮤직, 구글 무비, 크롬 웹 브라우저 정도다. 우리나라에서 꾸준히 제품을 사용할 정도의 활용성을 담보해주는 킬러 앱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

특히 국내에서는 기존에 TV와 맞물려 있는 셋톱박스가 문제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가정에서 케이블이나 위성방송, IPTV의 셋톱박스를 사용한다. 만약 케이블 방송 등의 셋톱박스를 크롬캐스트와 다른 HDMI포트에 연결해놨다면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케이블 방송과 크롬캐스트 두개의 HDMI를 번갈아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것이다.

또, 크롬 브라우저를 활용하면 푹이나 티빙처럼 국내에서 넷플릭스의 역할을 담당하는 서비스들도 이용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조작 기기가 꼭 고성능 PC여야 하는 것이 문제다.

이 밖에 일부 문제가 제기됐던 것처럼 유튜브에 있는 실시간 영상을 크롬캐스트로 시청할 수 없었다. 유튜브 실시간 영상에서 크롬캐스트 버튼을 누르면 "크롬캐스트에서는 라이브 동영상이 지원되지 않습니다"라는 설명이 나온다. 유튜브의 저작권 정책에 영향을 받는 듯 하다.

결과적으로 집에 이미 스마트TV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크롬캐스트를 추천하지 않는다. 스마트TV로 다 이용 가능한 기능들이기 때문이다. 크롬캐스트와 스마트TV를 고민하고 있는 고객이라면 자신의 활용목적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콘텐츠를 여러 기기에서 공유할 N스크린이 목적이라면 스마트TV, 단순히 유튜브를 큰 화면에서 보기 위해서라면 크롬캐스트가 더 경제적일 수 있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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