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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시장 구도 재편-중]PC업계도 경쟁 상대다


휴대폰이 똑똑해지면서 시장의 경쟁 구도도 바뀌고 있다. 스마트폰이 갈수록 지능화되면서 PC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게 된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전혀 다른 분야였던 휴대폰 업계와 PC 업계가 서로의 영역을 호시탐탐 노리는 상황이 됐다.

특히 지난 해부터 넷북이 인기 몰이를 하면서 스마트폰과 넷북간의 영역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넷북을 앞세운 PC 업계는 스마트폰 쪽으로 기웃거리는 반면, 스마트폰 사업을 하던 휴대폰 업계는 넷북 분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또 이들은 공통적으로 넷북과 스마트폰의 중간단계인 MID(모바일 인터넷 기기)·스마트북 등도 개발하고 있다. 휴대폰과 PC의 접점에 자리잡고 있는 '모바일 컴퓨팅' 수요를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휴대폰-PC로의 구분, '모바일'로 통합

'휴대폰'과 'PC'로 구분되던 스마트폰과 넷북이 '모바일 컴퓨팅 기기'라는 하나의 영역으로 통합된 것이다. 전혀 다른 영역이었던 두 업계는 모바일 시장 강자라는 공통의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이들은 스마트폰과 넷북으로 나뉘는 수요를 모두 흡수하기 위해 양 제품 모두를 다룬다는 전략이다. 또 그 중간단계 모바일 기기인 MID, 스마트북 의욕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실제로 휴대폰 칩 시장 강자인 ARM은 넷북 칩 개발에 한창이다. 반면 구글은 자사의 스마트폰용 OS '안드로이드'로 넷북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안드로이드 OS-ARM 칩 기반 넷북도 볼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넷북 업계는 스마트폰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PC 칩 업체 인텔은 넷북 칩 '아톰'에 음성통화 기능을 더한 '무어스타운'을 발표하며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또 PC 업체 델, 에이서, 도시바 등이 연이어 스마트폰 출시를 발표했다.

이처럼 넷북의 침공이 가시화되면서 휴대폰 업계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다. 시장의 패러다임 자체가 조금씩 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업계의 흐름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세계 1위 휴대폰 업체 노키아와 세계 1위 PC 칩 업체 인텔의 제휴다. 두 회사는 모바일 기기 개발 및 모바일 OS 부문에서 협력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합은 노키아와 인텔 모두에게 이익이 될 가능성이 많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리서치인모션(RIM) 등에 점점 시장점유율을 내주고 있는 노키아는 새로운 영역인 PC 분야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3분기경 대만 노트북 업체를 통해 넷북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인텔도 스마트폰 시장을 노리고 있다.

휴대폰을 넘어 다양한 모바일 하드웨어 출시를 꿈꾸는 노키아는 인텔의 칩 기술을, 통신 기기 시장 탈환을 노리는 인텔은 노키아의 기기 제조 기술과 3G 통신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양사는 모바일 시장을 위한 무기인 하드웨어 제조 기술, 칩 제조 기술, 통신 기술, OS을 모두 갖추게 되는 것이다.

◆이통사 타깃도 '모바일 컴퓨팅 기기'

주로 휴대폰을 통해 통신 네트워크를 공급해온 이동통신사들도 네트워크 서비스 대상을 휴대폰에서 PC 분야로 확장 전환하고 있다.

국내외 이통사들은 휴대폰에 주로 적용해오던 '약정 할인'을 넷북에도 속속 적용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이 넷북 약정할인을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국내 이통사들도 이달부터 약정 할인을 적용한 넷북을 공급할 예정이다.

향후 이통사들은 넷북 뿐 아니라 MID, e북리더기, 모바일 의료기기 등 인터넷을 지원하는 모든 모바일 기기로 서비스 영역을 넓혀나갈 방침이다. 이동통신사의 타깃 역시 휴대폰과 PC라기 보다 '모바일 컴퓨팅 기기'가 되는 것이다.

물론 휴대폰과 PC의 모든 경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휴대폰 업계와 PC 업계는 모바일이라는 교집합 내에서 성역 없는 전쟁을 지속할 전망이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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