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음반회사인 EMI가 디지털 음악 시장을 위해 애플과 손을 잡았다. 특히 EMI는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장치를 사용하지 않은 음악을 판매하기로 해 앞으로 음악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AP통신은 2일(현지 시간) 세계 3위 규모의 대형 음반사인 EMI가 애플의 아이튠스에 DRM을 제거한 음악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아이튠스 이용자들은 DRM이 해제된 상태의 롤링스톤즈, 노라 존스, 콜드플레이 등 인기뮤지션의 음악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관심의 대상이었던 비틀즈 음악은 판매 목록에서 제외됐다.
EMI는 이날 런던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고품격 음질의 DRM 해제 음반들은 프리미엄 제품 형태로 판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 CEO의 발언이 촉매
세계 음악 시장에서 DRM 제거 논의를 촉발시킨 것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였다. 스티브 잡스 CEO는 올해 초, EMI를 비롯한 전세계 4대 음반회사에 DRM이 없는 음악을 판매할 것을 제안했다.
일종의 복제 방지 기술인 DRM은 음원 저작권 보호 수단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DRM은 소비자들이 합법적으로 구매한 음원의 자유로운 사용까지 제한해 결국 온라인 음악시장 발전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줄곧 받아왔다.
예를 들어, 애플이 아이튠스에 적용한 DRM은 경쟁업체의 서비스나 기기로 들을 수 없으며 오직 아이팟으로만 들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유럽 각국은 애플의 DRM 정책이 결국 구매자들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제한한다며 비판해 왔다.
잡스 CEO는 90% 이상의 음악을 DRM 없이 판매하고, 그 이외의 음악은 DRM을 붙여 판매하면 수익이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또한 DRM 해제가 온라인 음악의 판매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DRM(Digital Rights Management)란? 디지털 저작권 관리로 콘텐츠 제공자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고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한 기술로 암호화된 고유 사용권한을 부여해 불법복제를 차단한다. 음악공유서비스로 유명한 냅스터가 2001년 MP3 저작권 보호를 위해 채택한 것이 시초이며, 온라인 콘텐츠가 유효화되며 중요한 기술로 떠올랐다. 애플의 '아이튠스'나 SK텔레콤의 '멜론' 등은 독자 DRM을 채택하고 있어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어 왔다. ◆비틀즈 음악은 '제외' 1960년대 초반부터 비틀즈의 음반을 발매한 EMI는 DRM을 해제해 판매키로 한 음악에서 비틀즈의 음악은 제외했다. 비틀즈 음악의 모든 판권을 가지고 있는 '애플'이 비틀즈 음악의 온라인 판매를 거절하고 있는 것. 스티브 잡스의 '애플'과 비틀즈의 '애플'간에 벌어졌던 오랜 기간의 '사과' 분쟁이 결국 현재 상황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마침내 잡스의 애플과 비틀즈의 애플은 양사가 사과 모양의 로고와 이름(애플)을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합의하면서 상표권 분쟁은 일단락 됐지만 비틀즈 측은 여전히 앙금이 남아있는지 자신들의 음악이 애플의 아이튠스에서 판매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스티브 잡스의 애플과 오랜 기간동안 상표권 분쟁을 일으켰던 비틀즈의 애플은 1968년 비틀즈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현재는 폴 매카트니, 링고 스타, 존 레논의 아내 오노 요코, 조지 해리슨 재단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이설영기자 ronia@joynews24.com포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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