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유명 지식재산권(이하 IP)을 보유한 게임사들이 본격적인 다작 경쟁에 나서고 있다. 로열티 수익 및 IP 가치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IP가 게임 흥행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각되면서 이같은 IP 비즈니스에 뛰어드는 게임사들의 숫자도 날로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IP 소유권을 둘러싼 분쟁까지 일어날 정도다.
◆인기 IP…다양한 플랫폼·장르로 변신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공통적으로 단일 게임 IP를 활용해 서너 개의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리니지' '뮤온라인' '미르의전설2' '오디션' 등 2000년대 출시돼 올해로 10년 이상 인기를 끈 장수 온라인 게임이 서로 다른 플랫폼과 장르의 게임들로 만들어지고 있다.
가장 활발히 IP 확장을 꾀하는 회사는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꼽힌다. '리니지' '리니지2' '블레이드앤소울'과 같은 유명 IP를 보유한 엔씨소프트는 내부 개발은 물론 한국과 중국 파트너사들에게 이들 IP를 제공했다. 중국 스네일게임즈가 개발 중인 '천당2'가 지난달 첫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넷마블게임즈가 만들고 있는 '리니지2: 던오브아덴'은 3분기 베일을 벗는다. 엔씨소프트가 직접 개발하는 모바일 '리니지' 역시 3분기부터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대천사지검' '전민기적'을 중국에서 성공시키며 IP 비즈니스의 포문을 연 웹젠(대표 김태영) 역시 '뮤온라인' IP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현재 '뮤온라인'에서 파생된 게임만 4종에 이른다. 정식 후속작 '뮤레전드'를 비롯해 웹게임 '뮤이그니션' '기적중생' 모바일 게임 '기적뮤: 최강자' 등이 속속 중국과 국내 시장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액토즈소프트(대표 전동해)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대표 장현국)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미르의전설2' IP도 중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정식 IP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만들어진 '열혈전기' '사북전기' '아문적전기' 3종 모바일 게임이 중국에서 연이어 출시된 가운데 추가적인 라인업 확대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라비티(대표 박현철)는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앞세워 활발한 IP 비즈니스에 나서고 있다. 중국 개발사 상하이 더드림네트워크테크놀로지가 '라그나로크'를 활용한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개발하는 등 한국과 중국 각지의 게임사들이 '라그나로크' 개발에 뛰어들었다.
◆날로 커지는 IP의 가치…분쟁도 벌어져
IP 비즈니스는 이제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에 이어 새로운 사업 모델로도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실제 인기 IP를 보유한 게임사들은 최근 적극적으로 IP 제휴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인기 이모티콘으로 유명한 '카카오프렌즈'를 활용한 게임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와이디온라인 역시 '프리스톤테일'을 앞세워 IP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게임사들이 추진하는 IP 비즈니스는 다른 개발사에 IP에 대한 이용 권한을 부여하고 그에 따른 로열티 수익을 받는 구조다. 해당 IP에 익숙한 팬들을 그대로 게임에 끌어들일 수 있고 보다 효과적인 마케팅이 가능해 각광받고 있다.
세계 시장 진출을 노리는 게임사들 역시 '스타워즈' '디즈니' 등 글로벌 IP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날로 치열해지는 게임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IP에 대한 관심도 비례해 높아지는 셈이다.
나아가 게임사들은 단일 IP로 다수의 게임을 내놓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게임 매출의 5~10%를 로열티로 지급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다수의 게임사에 개발을 의뢰하면 보다 많은 로열티 수익 확보가 가능해진다. IP 비즈니스를 처음으로 일군 웹젠의 경우 올해 1분기 '뮤오리진'으로 대표되는 IP 매출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91% 상승한 6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IP의 가치가 날로 커지면서 게임사간 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부터 중국 게임사 샨다게임즈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샨다 측이 위메이드와 사전 논의 없이 중국 내에서 '미르의전설2'를 활용한 IP 사업을 진행했다는 이유다. '열혈전기' '사북전기' 등이 중국서 흥행하면서 몸값이 뛴 '미르의전설2'를 두고 양사간 잡음이 인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IP 비즈니스를 핵심 사업분야로 인식한 게임사들이 각자 보유한 IP 장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IP에 대한 권리를 찾고 가치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IP에 기반한 신작 게임들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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