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연기자] 올해도 게임 업계에는 크고 작은 인수합병(M&A)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면, 올해는 게임빌이 컴투스를 인수해 그에 버금가는 M&A 사례를 만들었다. 또한 넥슨, 게임빌, NHN엔터테인먼트, CJ E&M 넷마블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을 비롯해 일본의 겅호온라인 등 해외 업체들의 M&A가 끊이지 않았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웹젠이다. 지난 2월에 웹젠은 글로벌 게임 업체 갈라그룹의 북미·유럽 지역을 담당하는 자회사 갈라넷을 인수했다.
인수 금액만 약 191억원 달한 갈라넷은 지포테이토라는 게임 포털을 운영 중이며 약 2천만명의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다. 웹젠의 '배터리온라인' 등의 해외 진출을 위해 전략적인 투자라는게 웹젠 측의 설명이다.
그 다음은 CJ E&M 넷마블이다. 지난 3월 넷마블은 자회사 CJ게임즈를 통해 터키 1위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회사인 조이게임에 160억원을 투자, 지분 50%를 확보했다. 지난해 말부터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과거 포털 넷마블의 영광을 회복한 넷마블은 해외 진출의 포석으로 조이게임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잠잠하던 올해 여름에 다시 M&A의 불을 지핀 것은 NHN엔터테인먼트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와 분사 직후 인 지난 8월 기자 간담회를 열고 약 2천억원의 자금을 게임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한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NHN엔터테인먼트는 댄싱앤초비라는 신생 개발사를 인수해 내부 스튜디오로 편입했으며, '쿠키런'의 데브시스터즈에 지분을 투자했다. 또한 소규모 업체에게 지분 투자, IP 투자 등을 단행하고 있다.
◆ 영원한 숙적? 한배 탔다 게임빌·컴투스
10월 게임 업계에는 어느 때보다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10여년 전 피쳐폰 시절부터 모바일 게임을 만들며 성장해온 게임빌과 컴투스가 한 배를 타게 됐다는 것. 송병준 게임빌 대표는 박지영 컴투스 대표 등 특수 관계인이 가진 컴투스 지분 21.37%를 700억원에 경영원과 함께 인수했다.
충격은 컸다. 컴투스가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한 이후에 올해 들어 수익률이 크게 하락하면서 경영이 난관에 봉착했다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다. 하지만 같은 모바일 게임 전문 업체로 선의의 경쟁을 하며 커 온 게임빌에 인수됐다는 사실은 게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게임계 대표 여성 리더로 컴투스를 창업한 박지영 대표가 물러난다는 것 또한 의외의 사건이었다. 컴투스는 주주총회를 거쳐 송병준 게임빌 대표를 컴투스 대표로 선임했으며, 공동의 목표를 두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두 업체의 대표 게임들은 크로스프로모션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있으며,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플랫폼과 이용자 기반을 공유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작업이 진행 중이다.
국내 사례는 아니지만 글로벌 IT업체 소프트뱅크가 핀란드 모바일 게임 개발사 슈퍼셀을 인수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클래쉬오브클랜'과 '헤이데이' 두 타이틀 연 매출 1조원을 올리는 슈퍼 모바일 업체 슈퍼셀은 소프트뱅크에 지분 51%를 넘기면서 자회사가 됐다. 이로서 소프트뱅크는 '퍼즐앤드래곤'을 개발한 자회사 겅호와 함께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톱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두 업체를 모두 소유하게됐다.
◆ 넥슨이 유모차 회사를? 스토케 인수
연말인 12월을 화려하게 장식한 것은 넥슨 지주회사 NXC의 유모차 회사 스토케 인수다. 노르웨이에 기반한 명품 유모차 제작 업체인 스토케는 인수 금액만 해도 5천억원이 넘었다.
넥슨은 글룹스 등 해외 게임사들은 수천억원에 인수하긴 했지만 전혀 다른 사업군에 이렇게 큰 액수를 투자한 적은 없었다. 앞으로 넥슨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M&A는 게임 산업의 성장에 있어 빼놓은 수 없는 핵심 키워드"라면서 "올해 게임빌이 컴투스를 인수하면서 업계를 놀라게 한 만큼 앞으로도 예상치 못한 M&A가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부연기자 b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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