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잘할 수 있는 조건을 찾아내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말했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톡의 성공은 연결성"이라고 얘기했다.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들의 CEO들은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어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27일 국제전기통신연합(ITU)전권회의 특별행사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프리미어 포럼 '유비쿼터스 세상의 중심' 섹션에서 김상헌 대표와 이석우 대표는 기조 강연을 맡았다.
◆김상헌 "잘할 수 있는 것이 성공의 열쇠"
김상헌 대표는 '진화하는 네이버 서비스'란 주제 강연에서 "한국과 같이 작은 나라가 세계에서 1등이 되기 위해선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조건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예로 든 것은 '라인'·'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김 대표는 문자하길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 모바일 통신 네트워크 등의 기반 환경이 해외에서도 잘 나가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조만간 네이버 자회사 라인주식회사가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 형제들과 손잡고 배달사업을 시작한다고 공개했다. 일본 동경, 미국 뉴욕에서도 피자 등을 배달하는 서비스가 필요하지만 우리나라만큼 배달문화가 뛰어난 나라가 없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김 대표는 "세계에서 배달의 민족이 히트치는 날이 오길 기대해달라"고 했다.
또한 김 대표는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인터넷이 보여줄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김 대표는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정보와 지식의 생산 주체와 소비주체가 이용자로 변화했다"며 "예전에는 정보와 지식을 소수의 전문가나 큰 회사들이 독점하고 이용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구조였으나 이제는 정보 생산 권력과 소비하는 대중의 경계가 허물어졌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예로 든 네이버 서비스는 '지식인', 블로그, 카페 등이다. 지난 10년간 지식인에 올라온 질문과 답변은 2억7천만개가 넘는다. 하루에 올라오는 질문은 약 4만5천개이며, 7만1천여개의 답변이 올라온다.
최근 네이버의 서비스 중 이용자가 생산과 소비 주체로 등장한 분야는 웹툰·웹소설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김 대표는 "네이버 웹툰의 조회수는 3백억 페이지, 잠깐이라도 접속하는 사람은 620만명으로 네이버 웹툰의 성공 배경에는 작가를 만들어내는 방식에 있다"며 "다음과 네이버에 직접 웹툰을 올리고 독자에게 평가받은 뒤 정식 작가로 데뷔하는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작품의 질이 높아지고 수익모델도 생겼다"고 말했다.
현재 네이버 웹툰에 만화를 올리는 사람은 14만명 정도로 이 중에서 정식 작가로 연재를 시작한 사람은 약 170명 정도다. 이렇듯 치열한 경쟁을 거치며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았기에 작품의 질이 뛰어나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웹툰 작가 중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리는 사람은 월 8천만원 정도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수동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던 소비자들이 앞으로는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생산·유통·소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석우 "다음카카오의 주제는 언제나 연결"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모바일플랫폼 전략'이란 주제 발표에서 전세계 1억6천만명의 카카오톡 사용자를 중심으로 한 '연결성'을 강조했다.
지난 10월1일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하면서 다음의 지난 20년간 해온 뉴스·동영상 서비스·카페 등의 서비스를 카톡 이용자를 기반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정보 ▲사람과 오프라인 ▲사람과 사물의 연결에 도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은 예를 들어 글을 모르는 아이가 '아빠'라고 이야기했을 때 아빠에게 메시지가 전송되도록 하는 등 커뮤니케이션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돕는 것을 말한다. 사람과 정보 사이의 연결은 길에서 만난 강아지를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진을 찍으면 강아지의 정보를 모바일에서 전송받을 수 있는 등 생활 패턴에 맞는 정보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사람과 오프라인의 연결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택시를 부르거나, 지갑없이도 택시 요금을 결제 또는 신제품 정보를 카톡으로 받아보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 대표는 "다음 지도와 검색이 결합된다면 훨씬 가치있는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사람과 사물의 연결은 주차장에 들어갔을 때 빈 공간에 대한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전달받거나, 집안에 있는 사물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등 말그대로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인간과 사물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다음카카오가 어떤 서비스를 구상 중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이 대표는 "기존에 콜택시 업체에 전화해서 부르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에서 콜택시를 부르는 게 가능하도록 하는 등 일상에서의 경험을 모바일로 옮겨올 수 있다면 여러가지가 가능해질 것"이라면서도 "어떤 것을 선보일 지는 말을 못하지만 기다려주면 곧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준비 중인 모바일 소액결제 서비스 '뱅크월렛 카카오'에 대해선 '상생'을 강조했다. 다음카카오가 자제적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기 보다 금융결제원이 주도하고 있던 솔루션과의 협업을 통해 상생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다음카카오가 직접 서비스를 만들기보다 잘하고 있는 파트너와의 상생을 추구한다"며 "금융결제원이 주도하고 있는 뱅크월렛에 대해 다음카카오가 14개 시중은행과 연동할 수 있도록 하는데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등 독자적으로 서비스를 만드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린 면이 있지만 '빨리가는 것보다 멀리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이용자와 끊임없이 교감하며 서비스를 여기까지 키워왔다"며 "이용자들이 뭘 원하는지를 예측해 그쪽으로 뛰어가야 과녁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고 했다.
/부산=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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