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까지 인터넷 전화 착신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030, 050번호를 070으로 바꾸지 않으면 전부 해지된다.
하지만 5월 현재까지 030이나 050번호에서 070으로 전환한 가입자가 극소수에 달해 6월말 대 혼란이 예상된다.
별정통신사업자는 정부가 현실을 무시한 채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는 반면, 정부는 해당 사업자의 의지 부족을 탓하고 있다.
21일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4월 14일 정통부는 기간통신사업자 및 별정통신사업자들과 회의를 갖고 오는 6월 30일까지 인터넷전화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030, 050 번호를 070번호로 전환하지 않으면 전부 회수하겠다는 방침을 다시 한번 전달했다.
이에 따라 030 번호를 부여받은 기간통신사업자들은 6월 30일을 넘겨 계속 인터넷전화 착신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030, 050번호는 전부 해지하겠다는 공문을 각 별정통신사업자에 전달했다.
정통부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030이나 050번호를 070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공지했고 1월에는 정식으로 공문까지 발송해 6개월의 유예 기간을 주었다"며 "7월부터는 모든 인터넷전화 번호를 070으로 통합한다고 약속한 만큼 강행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6월까지 070 전환 안 하면 해지
현재 전국적으로 030, 050번호를 이용해 인터넷 전화 사업을 영위하는 별정통신사업자는 14~15개 정도다. 정부는 인터넷 전화 착신 번호로 사용하는 030번호는 40만개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원래 030, 050번호는 인터넷전화가 아닌 통합메시징서비스(UMS)나 평생 번호서비스 용도로 기간통신사업자에 부여된 것. 하지만 별정통신사업자들은 작년에 070 인터넷전화가 생기기 전까지 수년간 기간통신사업자로부터 030, 050번호를 재 부여받아 인터넷전화 착신 용도로 사용해 왔다.
그러던 중 정부는 작년 8월 070번호를 처음 부여하면서 번호 자원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인터넷전화 번호는 070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정부는 일시에 번호를 통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6월말까지 유예 기간을 두었다.
그러나 6개월간의 유예 기간에도 불구하고 현재 030이나 050번호에서 070으로 전환 실적은 매우 저조한 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시작도 못한 기업이 있다.
정통부 관계자도 "현재까지 파악한 바에 의하면 070으로 전환한 비율은 저조하다"고 밝혔다.
◆전환 비율 저조, 6월말 혼란 예상
지금대로라면 6월말까지도 070으로 전환을 모두 완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별정통신사업자들은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통부는 전환 비율이 적은 것은 별정사업자들이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별정통신사업자는 030이나 050번호를 070으로 전환하는 데 대한 가입자들의 저항, 070번호 재부여의 어려움, 070번호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 별정 업체 관계자는 "심지어 명함 값 등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고객도 있다"며 "지금까지 잘 사용하던 번호를 070으로 왜 바꾸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가입자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이 업체는 현재 전환 비율이 2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030 가입자가 10만명에 달한다는 한 별정 업체 관계자는 "030 번호가 수 만명에 이를 경우 기간사업자로부터 필요한 수만큼 번호를 받기 어렵다"며 "070 번호를 5월초에야 받았기 때문에 6월까지 전환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른 별정통신 업체는 "030 가입자가 070번호를 원치 않을 수도 있다"며 "이런 경우를 대비해 가상번호 방식 등의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통부는 "7월부터는 070 이외에 어떠한 번호로도 인터넷 전화 착신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며 "계속 사용할 경우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특단의 조치'란 가입 해지를 말한다.
정통부 관계자는 "작년부터 공지를 했기 때문에 시간은 충분했다"며 "6월까지 070으로 전환하지 못하는 경우는 별정통신사업자가 의지가 없었기 때문으로 밖에 볼 수 없으며 해지로 인한 가입자들의 이익 저해 책임도 해당 사업자가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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