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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메모리반도체업계 SSD에 '심취'


낸드 대량 공급처로 부각…도시바·하이닉스 직접사업도 타진

차기 디지털기기 저장장치로 꼽히는 솔리드 스테이트 디스크(SS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플래시메모리 업체들이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도시바, 하이닉스반도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인텔 등 플래시메모리 상위업체들은 SSD를 낸드플래시의 차기 대량 공급 분야로 꼽으며 수요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SSD는 'Solid State Disc'의 약자로 고체반도체(플래시메모리)와 핵심 콘트롤러가 결합해 만들어지는 저장장치다. 현재 PC와 서버 등 중·대형 디지털기기의 저장장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보다 소음, 충격, 발열, 소비전력이 우수한 것은 물론 콘트롤러의 성능에 따라 월등히 빠른 속도를 기록해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외 SSD 업체들은 올해 들어 소비가전, 시스템, 특수 분야의 SSD를 속속 내놓으며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은 SSD용 플래시메모리의 거래선을 잡고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플래시메모리를 저장장치로 쓰는 휴대폰은 애플의 아이폰(최대 8GB)을 제외하면 대부분 용량이 1GB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반면 SSD는 현재 32~64GB 제품이 나오고 있고 최대 256GB에 이르는 제품도 출시돼, 대중화될 경우 낸드플래시의 거대 수요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삼성전자·인텔, SSD사업 병행…도시바·하이닉스도 타진중

13일 현재 삼성전자와 인텔은 직접 SSD를 양산하며 휴대형 멀티미디어기기(PMP), 울트라 모바일 PC(UMPC), 노트북 등 분야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64기가바이트(GB) 용량의 SSD를 출시한데 이어 내년 128GB 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인텔도 올해 1GB~8GB 용량의 SSD 4종을 개발·양산하며 소형 디지털기기 시장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지난 10일 주요 PC 제조업체 델과 그 자회사 에일리언웨어에 노트북용 64GB SSD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델과 에일리언웨어는 최신 노트북에 SSD를 속속 탑재할 계획이다. 특히 게임용 PC에 강한 에일리언웨어는 64GB SSD를 묶어 128GB 제품을 탑재한 노트북과, SSD 및 200GB HDD를 결합한 제품을 각각 내놓을 것이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플래시메모리 2~3위 업체 도시바와 하이닉스는 SSD용 낸드플래시 공급에 활발히 나서면서 직접 SSD 제품을 생산하는 일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두 업체는 메모리카드 1위 업체이자 SSD 사업에 나서고 있는 샌디스크를 거래처로 확보하고 있다.

올해 32~64GB SSD를 양산하며 주요 노트북 제조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는 샌디스크는 상반기 도시바, 하이닉스, 키몬다 등 메모리반도체 업체들과 줄줄이 제휴를 맺어 안정적으로 플래시메모리를 공급받고 있다. 조만간 IBM이 내놓을 블레이드 서버용 SSD 역시 샌디스크가 공급키로 계약을 맺은 상태다.

도시바와 하이닉스는 SSD에 대한 연구개발과 전략 세우기에 매진하고 있다. 하이닉스의 플래시메모리 담당 임원은 "SSD용 콘트롤러 업체와 손잡고 SSD를 직접 제조하거나, 제품 판매에 있어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아시아반도체회로학회(ACCSS)의 국내 관계자는 "도시바도 SSD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2월 열리는 국제반도체회로학회(ISSCC)에서 관련 논문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미국 마이크론의 메모리시스템개발사업부 딘 클레인 부사장은 "아직 SSD 사업에 나서고 있진 않지만, 관련 업체와 다각적인 형태로 협력할 수 있다는 전제로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SSD-HDD '불꽃경쟁' 귀추 주목

현재 SSD는 HDD에 비해 다양한 강점을 지니고 있지만, 동급 제품이 많게는 10배까지 비싸다는 게 단점이다. SSD의 소재가 되는 플래시메모리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는가 하면, HDD 진영에서 상대적인 약점을 만회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어 디지털기기 저장장치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업계와 시장조사기관들에 따르면 현재 1인치 이하 크기의 저장장치 시장은 플래시메모리가 장악한 가운데 1.8인치 영역에서 SSD와 HDD의 싸움이 불붙고 있다. 2.5인치와 3.5인치 저장장치가 쓰이는 PC 및 대형 디지털가전 시장은 여전히 HDD가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은 SSD의 용량을 감안했을 때 PMP와 노트북 시장만 잡아도 대거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델 CTO그룹의 톰 프랫 기술자는 "최근 모바일기기의 고성능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가 높기 때문에, 앞으로 출시할 대부분의 노트북에 SSD를 탑재할 것"이라 밝혀 반도체 기업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와 도시바는 SSD와 경쟁하고 있는 HDD는 물론 두 저장장치를 쓰는 노트북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흥미를 끈다. 이는 SSD와 HDD가 모두 성장성이 높은 사업군이란 점을 대변해준다. 삼성전자는 자사 UMPC 'Q1'에, 도시바는 초슬림 초경량 노트북 '포테제 R500'에 각각 SSD를 탑재해 출시하고 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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