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SW업계에는 유독 '웹'이란 키워드가 유난히 위세를 떨쳤다. '웹2.0'의 영향을 받은 단어들이 다수 등장했을 뿐 아니라 구글을 성공모델로 삼는 키워드도 인기를 끌었다.
또 예전과 달리 기술을 강조하던 키워드가 아닌 비즈니스를 전면에 내세운 키워드가 SW 업계를 움직이기도 했다.
◆걸음마 시작, '엔터프라이즈2.0'
특히 인터넷을 강타한 '웹2.0' 열풍은 올해 상반기엔 SW업계까지 뒤흔들었다. '엔터프라이즈2.0', '시큐리티2.0', 'SOA2.0', 'BPM2.0' 등 다양한 단어와 조합된 '2.0'은 마치 SW업계에서는 마치 '버전2'의 개념으로 쓰이기도 했다.
대부분 SW 기업들이 회사의 전략으로 삼기 위해 만들어 낸 수많은 '2.0' 가운데 그나마 많은 기업들이 공감하고 관심을 보였던 것은 '엔터프라이즈2.0'이다. '웹2.0'의 개념을 기업이 사용하는 SW에 적용시킨다는 이 '엔터프라이즈2.0'은 IBM,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BEA시스템즈 등 세계적인 SW 기업의 새로운 경쟁지가 됐다.
그러나 '웹2.0'의 확산으로 이제 막 태어난 '엔터프라이즈2.0'이 과연 SW업계의 주요키워드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이를 받아들이는 사용자에 달렸다.
◆SaaS, "서비스야, SW야?"
새로 생긴 단어는 아니지만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는 꾸준한 인기를 끌며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키워드로 꼽힌다.
SaaS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구글. 하지만 기업 정보화 분야에서는 세일즈포스닷컴이 SaaS 대표 기업으로 불린다. 올 상반기 이 세일즈포스닷컴이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SaaS의 불꽃이 다시 타오르고 있는 상황.
SW를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이 용어에 대해서는 그 적용범위와 명확한 정의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어쨌든 SW업계에서 SaaS를 거론하지 않은 기업은 없었다. 특히 국내에서는 최근 정보통신부가 SaaS 지원책을 내놓기도 해 당분간 SaaS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웹에 대한 주목, '웹 플랫폼'
운영체제(OS)부터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쓰이는 '플랫폼'이라는 단어가 '웹'과 만났다. 그동안 기업들을 대상으로 열심히 SW를 팔았던 SW업계가 '웹'으로 그 눈을 돌리면서 자연스럽게 키워드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던 단어다.
웹 플랫폼은 웹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주는 '터'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PC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하나인 '오피스' 프로그램을 웹에서 사용할 수 있는 '웹오피스' 등이 바로 웹 애플리케이션이다. 때문에 웹 애플리케이션을 잡고 싶으면 웹 플랫폼이라는 '터'부터 잡으면 된다는 게 SW업계의 생각이다.
'웹'을 향한 끝없는 SW 업계의 갈망을 나타내는 이 키워드는 MS, 어도비, 한국썬 등이 상반기 신제품을 내놓으며 떠올랐으나 그 영향력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만능 키워드, '비즈니스혁신'
올 상반기 SW업계가 입모아 강조한 단어는 바로 '비즈니스 혁신'다. '비즈니스를 잘 하고 싶으면 IT를 바꿔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했던 SW업계는 이를 위해 '비즈니스 혁신'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SW업계만의 특색이 드러나지 않는 이 키워드는 올 상반기 SW업계의 목표와 분위기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 SW업계는 IT를 기업 운영의 '도구'가 아닌 기업을 이끄는 '주역'으로 만들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SW업계는 이를 위해서는 기술보다는 비즈니스를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SW의 존재 이유를 설명해줄 수 있는 이 만능 키워드는 IT가 기업을 이끄는 주역이 될 때까지 장수할 것으로 보인다.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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