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최근 신한은행 사이트에서 '노피싱(no phishing)' 프로그램을 내려받은 뒤 황당한 경험을 했다. 사용하던 도중 창이 닫혀버렸던 것이다.
신한은행이 안전한 인터넷 뱅킹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달 13일부터 무료 배포하고 있는 '노피싱(no phishing)' 프로그램에 일부 문제가 발생하면서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A씨 경우처럼 인터넷 창이 닫혀버리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한번 설치한 뒤에도 신한은행 사이트에 접속할 때면 똑같은 프로그램이 반복 설치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콜센터에는 이 문제와 관련한 불만 전화가 하루 평균 20건 가량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신한은행 측은 노피싱 프로그램보다는 고객의 시스템 때문에 피해가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은행 측은 또 "금융권 최초로 신종 금융 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솔루션을 개발해 고객들에게 무료로 배포하다보니 모든 상황을 100% 대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라면서 "이용자들의 불만 사항이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을 경우에는 이를 즉각 반영해 업데이트 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안전한 인터넷 뱅킹 위해 야심차게 준비
신한은행의 노피싱 프로그램은 안전한 인터넷 뱅킹을 위해 야심적으로 준비한 것이다. 지난 달 13일 처음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이 프로그램을 설치한 이용자가 150만 명에 이를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안전한 인터넷 뱅킹을 위해 준비한 프로그램이 도리어 편리한 인터넷 뱅킹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갑자기 창이 닫혀버리는 것이며, 또 하나는 이 프로그램을 설치한 이후 PC의 실행 속도가 저하됐다는 지적이 바로 그것이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측은 노피싱 프로그램이 PC에 부하를 줄만한 프로그램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용량이 5MB 이내의 가벼운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PC의 처리속도가 저하되는 것은 사용자도 모르는 사이에 설치된 해킹 프로그램이나 애드웨어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신한은행 측의 주장이다.
또 간혹 노피싱 프로그램으로 인해 PC가 느려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긴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도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복설치 문제는 개선
반복 설치 문제 역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부분이다. 노피싱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사용하고 있는데도 신한은행 사이트에 접속하면 또 다시 PC가 이 프로그램을 자동 설치한다는 것이다.
이는 윈도 레지스트리에 있는 설치 정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피싱 프로그램이 설치됐을 경우엔 윈도 레지스트리에서 설치 정보를 읽어들여 반복 설치 작업을 하지 않도록 하게 된다. 하지만 레지스트리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보안 프로그램을 사용할 경우에는 노피싱 프로그램이 이를 인식하지 못해 설치 작업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이를 개선해 레지스트리 외에 다른 정보도 검색해서 설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자동 업데이트를 받다가 레지스트리에 접근을 못해서 업데이트가 멈추고 동시에 PC까지 멈춰버리는 사안에 대한 해결책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솔루션의 업그레이드로도 해결이 안되는 문제들은 일일이 지원팀이 전화로 안내해주거나 직접 서비스를 나가기도 한다"면서 "금융권 최초의 서비스인 만큼 최대한 시행착오를 줄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 측 "고객들의 시스템 때문"
신한은행은 이같은 불만사례가 종종 접수되고는 있지만 노피싱 프로그램 보다는 사용자의 네트워크 접속환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피싱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피싱 사이트로 접속하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인터넷 프로토콜(IP)이 바뀌면 경고 메시지를 띄우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유동IP의 경우 한번 접속이 끊어지면 새로운 IP를 받기 때문에 이같은 경고가 자주 뜨게 되고, 사용자들이 오해하게 된 것 같다는 것이 신한은행의 설명이다.
이에 신한은행은 DNS의 IP 변동을 보다 세밀하게 체크해 경고 메시지를 선택적으로 내보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했고, 이번 주부터 사용자들이 업데이트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예를 들어 DNS IP가 1번에서 2번으로 바뀌면 악성코드나 해킹에 의해 변경된 것이라 보고 사용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게 되고, 그 외 1번을 쓰다가 정보가 사라지면 네트워크 연결이 끊어진 것으로 보고 경고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도록 업그레이드 했다"고 설명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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