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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안보 '역주행' 하는 내비게이션


군부대, 원전 등 현행법상 표현 금지 목적물 안내

군부대나 핵발전소처럼 테러 등에 대비해 기밀사항으로 분리돼야 할 국가 주요 시설물의 위치 정보가 차량용 내비게이션의 지도 정보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정보원 보안규정과 국토지리정보원의 내규 등에 따라 전자지도인 내비게이션에서는 군부대, 주요 사회간접자원 등을 표시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요즘 나온 웬만한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면 지도상의 위치 확인은 물론, 길 안내까지 받을 수 있다. 친절하게 통행료도 알려준다.

한 예로, 대한측량협회 2006-161호 심사필 인증을 받은 국내 대표 내비게이션 업체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6.0' 버전에서 '해군'이라는 단어로 길안내를 검색하면 해군작전사령부, 해군 제2함대사령부, 해군제주방어사령부 등의 결과물이 줄줄이 등장한다. 해병대사령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공군의 경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공군 서울 기지(일명 서울 공항)를 시작으로 충남 서산의 공군 부대, 대구시 동구의 공군 비행장, 강원도 태백의 공군전투훈련장이 검색된다.

이들 군부대는 내비게이션 지도상에 표시되지는 않지만 위치정보와 주소가 있어 안내가 가능하다. 정확한 모습을 알려주지는 않지만 위치를 파악 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우리나라 전력 발전의 핵심인 고리 원자력 발전소도 바로 찾아갈 수 있다. 이밖에 수많은 사회 간접자본들도 검색할 수 있었다. 찾을 수 없어야 한다는 법규정을 무색케 하는 대목이다.

내비게이션용 전자지도는 한국국토지리정보원의 위탁을 받은 대한측량협회의 심사를 거쳐야 정식 판매될 수 있다. 대한측량협회는 국가정보원의 보안규정을 따르는 국토정보지리원의 내규에 따라 주요 사회간접자본이나 군부대 등의 정보 삭제여부를 확인하고 심의를 통과시켜 준다.

그러나 일부 위치정보(POI)가 남아 이 같은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아이나비 6.0의 경우 대한측량협회의 심사를 통과한 제품임에도 이 같은 정보를 보여줬다.

내비게이션 상에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안내되는 안보시설은 예비군 훈련장 뿐이다.

이에 대해 대한측량협회 측은 업체들이 1년에 한번 지도 심사를 받은 후 업그레이드를 실시하면서 포함하면 안 될 정보들이 추가되는 경우가 있다며 즉시 시정하겠다고 해명했다.

경로 찾기외에도 내비게이션에서 검색돼서는 안되는 장소를 찾아가는 방법이 또 있다. 전화번호와 상호 검색이다. 이를 통해 교도소, 구치소, 정수장, 발전소는 물론 그에 대한 부속 건물에 대한 상세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한 내비게이션 업체 대표는 "업체 스스로 법규정 준수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이들 정보는 얼마든지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내비게이션으로 국내에 찾아가거나 찾아보지 못할 성역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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