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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IBM 결별로 '얻은 것과 잃은 것'


 

NHN과 IBM의 아웃소싱 계약이 오는 31일로 종료된다. 당초 10년을 예정한 계약이었으나 아웃소싱에 대한 NHN의 전략 변화에 따라 2년 6개월만에 계약을 종료하게 된 것.

NHN의 IT 아웃소싱이 업계에 주는 의미는 크다. 이 회사는 인터넷 포털 업체로, IT 인프라가 사업의 기반이자 핵심이라 볼 수 있는 상태에서 이를 전문 업체에 위탁 운영키로 결정해 IT 서비스 업계에 큰 영향력을 미쳤다.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이 2년 반이라는 시간은 양사에도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번 아웃소싱으로 인해 NHN과 IBM은 분명 얻어낸 이점들이 존재한다. 반면 잃어버린 부분도 있다. 이를 좀더 살펴보자.

◆"핵심 역량에 집중해 회사 규모 키웠다"

NHN이 아웃소싱을 통해 얻은 점이 어떤 것인가는 당초 왜 아웃소싱을 하기로 했는지를 살펴보면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이 회사는 IT 부문의 인프라 운영과 관리는 물론 소유권까지 이전해 IBM이 전담케 하는 '토털 아웃소싱' 계약을 지난 2004년 체결했다.

당시 NHN이 기대한 것은 IT를 마치 수도나 전기처럼 필요한 만큼 사용하고 이에 대한 요금을 지불하는 '유틸리티 서비스' 형태였다.

실제로 NHN이 마치 수도나 전기를 사용하듯 IT를 사용했는지는 정확한 평가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알기 어렵다. 그러나 NHN이 이같은 형태의 IT 서비스를 원했던 이유는 하나다.

급격한 사업 확장과 시시각각 변화하는 비즈니스 상황에서 ‘어떤 시스템을 구매할 것인가, 얼마나 도입할 것인가, 누가 운영할 것인가,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를 NHN이 직접 고민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아웃소싱은 성공적이라 볼 수 있다. NHN 관계자는 "실제로 지난 3년여간 NHN의 규모는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아웃소싱을 통해 우리의 역량을 IT가 아닌 신규 서비스 개발 및 해외 비즈니스 확장 등에 집중했기 때문에 가능한 성과였다"고 평했다.

IBM 입장에서는 NHN과의 아웃소싱이 보다 각별하다. NHN과의 계약으로 파생된 수익만으로도 IBM 서비스 사업부 내 적지 않은 규모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굳어졌던 '하드웨어 업체'라는 이미지에서 'IT 서비스 업체'로 전환하는데 일조한 점이 크다. NHN 계약 체결 이후 태평양, 에스콰이어, 교보생명 등과 같은 제조, 금융 등의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아웃소싱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 한다.

◆"포털 비즈니스 전문 인력 누수는 막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이번 계약 파기는 양사에 많은 손실 역시 안겼다.

NHN 입장에서 가장 큰 손실은 전문 인력의 누수다. 2004년 IBM과 계약을 체결할 당시 NHN은 자사 시스템뿐만 아니라 전문 관리 인력까지 상당부분 IBM으로 이관했다.

현재 IBM 내에서 계약 당시 이직해 온 인력은 거의 남아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NHN과 IBM은 2년 6개월동안 NHN의 시스템을 관리해왔던 인력을 다시 NHN에서 흡수한다고 발표했으나 업계는 이 인력을 '전문 인력'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IBM에 있는 인력들은 말 그대로 '시스템 전문가' 일뿐, 포털 비즈니스와 연계한 시스템 기획 및 운영에 있어서는 전문가라 볼 수 없고, 노하우도 축적돼 있지 않다. 과거 NHN 시스템 관리자들은 이미 해외로 나갔거나 경쟁 포털회사로 영입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결국 국내 최대 규모의 인터넷 포털 시스템을 운영하면서도 사실상 자사 비즈니스에 정통한, 그리고 과거에서 현재까지를 꿰뚫는 경험 있는 인력을 잃었고, 이를 최대한 빨리 재구성해야 한다는 시급한 과제를 안게 됐다.

IBM은 NHN과의 계약을 통해 IT 아웃소싱 선도 업체로 자리 잡았다는 이점이 고스란히 부메랑이 돼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위기에 직면했다.

조기 계약 파기라는 것이 기존 아웃소싱 업체들과의 재계약이 직면한 시점에서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IBM은 곧 자사 최대 고객사인 모 항공사 및 대형 제조 업체와 아웃소싱 재계약 시점을 앞두고 있으나 이 결과 역시 낙관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또한 신규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던 기업들도 일단 '유보'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향후 6개월 동안 인력 및 자산 이관을 위한 별도의 계약을 맺고 아웃소싱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을 공동으로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IT 자산에 대한 매각 협상이나 협력업체와의 서비스 이전 등도 논의될 전망이어서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양사는 서로에게 극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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