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새로운 인생이 주어진다면….'
한적한 시골별장에서 연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까? 아니면 최고급 스포츠카에 몸을 싣고 확 뚫린 도로 위를 질주할까? 그도 아니면 화려한 휴양지에서 멋진 휴가를 즐길까?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화려한 일탈. 고달픈 현실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겐 짜릿한 청량제와 같은 상상들이다. 하지만 막상 현실 속에서 실현하는 건 불가능한 게 바로 '달콤한 일탈'의 꿈이다.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는 바로 이 같은 희망을 실현해주는 '꿈의 궁전'이다. '현실 못지 않은' 가상 공간 속에서 나 아닌 또 다른 누군가가 되는 짜릿한 경험. 그것은 '세컨드 라이프'가 선사해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그 곳에선 상상하는 모든 것이 현실로 바뀔 수 있다. '또 하나의 삶'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왜 세컨드 라이프 열풍인가?
세컨드 라이프는 지난 200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린든 랩이 처음 선보인 인터넷 기반 3D 가상현실 공간이다. 2002년 개발에 성공한 세컨드 라이프는 2003년 베타버전이 대중에 처음 공개됐다. 윈도 뿐 아니라 리눅스, 매킨토시 사용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세컨드 라이프에 대단한 모험담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게임과 비슷한 형식을 띠긴 했지만 목표도 없고 따라서 레벨이나 등급도 없다. 온라인 게임의 기본이나 다름 없는 승패라는 것도 물론 찾아보기 힘들다. 아바타를 이용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온라인 가상 세계일 뿐이다.
린든 랩은 세컨드 라이프 운영에 크게 개입하지 않는다. 그냥 그래픽을 제작할 수 있는 툴만을 제공할 뿐이다. 나머지는 사용자들의 몫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직접 만들면 된다.
그런 점에서 "세컨드 라이프를 키운 것은 팔할이 UCC(사용자제작콘텐츠)다"라고 해도 크게 그르진 않다.
값 비싼 부동산이나 집, 자동차도 얼마든지 사고 팔 수 있다. 물론 가상 공간인 만큼 배송비는 따로 들지 않는다. 대신 실제 점포에서도 사용가능한 할인쿠폰을 발행하거나 일종의 사이버머니인 '린든 달러(Linden Dollar)'를 통해 현실에서 쓰이는 돈으로 환금할 수도 있다.
최근 세컨드 라이프가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성장을 거듭하자 각국의 글로벌 기업들도 세컨드 라이프로 속속 입점하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곳에서 통용되는 사이버머니도 이제는 현실에서 사고팔 정도로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린든 웹을 만든필립 로즈데일은 누구? 1995년 '프리뷰(FreeVue)'라는 동영상 회의시스템을 개발해 주목받았고1996년 리얼네트웍스에 회사가 흡수되며 자신은 부회장 겸 CTO(최고기술책임자)로 근무했다. 리얼비디오, 리얼시스템 등을 개발, 동영상 관련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린든 랩은 지난 1999년 로즈데일에 의해 설립돼 지금은 28명의 기술자를 포함한 140명의 직원을 거느린 회사다. 최근 시애틀에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미국의 보스턴과 영국의 브링턴에도 추가 설립 계획 중이다. 로즈데일은 세컨드 라이프에 대해 "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린든 달러는 세컨드 라이프에서 유통되는 화폐는 린든 달러로 불린다. 린든 달러는 세컨드 라이프 내에서는 사용되는 전용 통화이다. 세컨드 라이프 등록은 무료지만 집을 짓거나 토지를 구입해 주민이 되기 위해서는 린든 달러가 필요하다. 2003년 처음 세컨드 라이프가 문을 열 때만 해도 '린든 달러'는 그들만의 화폐에 불과했다. 실제 화폐와 교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린든 달러를 구하는 것도 수월했다. 하지만 이제 린든 달러는 실제 화폐와 바꿀 수도 있다. 세컨드 라이프 공식사이트를 비롯한 각종 경매 사이트를 통해 현실에서 통용되고 있는 달러와 교환할 수 있다. 환율은 매일 변동하고 있지만 1달러에 267~277 린든 달러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주민이 스스로 새로운 상품을 만들고 서비스하기 때문에 린든 달러의 매매는 자유롭게 이뤄진다. 하지만 린든 랩은 현물과 마찬가지인 린든 달러의 통화를 안정시키기 위해 인위적인 정책을 펴기도 한다. ◆세컨드 라이프 경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다." 세컨드 라이프를 만든 린든 랩의 로즈데일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로즈데일 CEO의 말처럼 세컨드 라이프는 새로운 가상 국가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세컨드 라이프에는 집을 짓고 살고 있는 주민이 존재한다. 지난해 말부터 세컨드 라이프 가입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2006년 10월 1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2개월만에 200만 명을 넘어섰고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400만 번째 사용자가 등록했다. 3월 현재 5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18일 하루에만 사용자들이 쓴 금액이 164만 달러에 달한다. 세컨드 라이프에 집을 짓고 거주하는 주민의 경우는 지난해 12월말 2만 명을 넘어 지난 1월에는 3만 번째 주민이 탄생했다. 이들이 온라인 공간인 세컨드 라이프에서 생성하고 있는 경제활동은 왠만한 국가경제와 맞먹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경제분석 전문 '메타스탯'이 지난 2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세컨드 라이프 주민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9배가 증가한 약 5억 달러에서 6억 달러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아프리카 국가 중 하나인 라이베리아(5억4천만 달러)의 GDP와 비교되는 수치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이 세컨드 라이프 내에서 비지니스 활동을 하는 일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컴퓨터 업체인 'IBM'이 세컨드 라이프 내에 매장을 열기로 했나 하면 델 컴퓨터사는 이미 매장을 갖췄다. 반도체 업체인 'AMD'도 전시홀과 관람석을 만들어 회사 제품 알리기에 나선 상태다. 세계적인 통신사 로이터는 세컨드 라이프 내에 지국을 개설하고 실시간으로 뉴스를 내보내고 있으며 ABC방송도 섬을 구입해 놓은 상태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도 신작을 세컨드 라이프 안에서 발표했다. 또 정부기관의 활동도 세컨드 라이프 안에서 활발하다. 스웨덴 정부는 대사관을 설립했다. 지난 1월 프랑스 대선의 한 대선 후보가 사무실을 개설한 데 이어 얼마전에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이 2008년 미국 대선 홍보물을 통해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세컨드 라이프는 현재 영어 외에 독일어, 일본어, 한국어(베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세컨드 라이프 한국어 최종판을 상반기 중 내놓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그래프로 본 세컨드 라이프 * 주민 동시접속자 수와 토털 주민수 린든 랩으로부터 땅을 살 수 있는 세컨드 라이프의 유료회원(프리미엄)의 증가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2005년 초에는 5천 명에 불과하던 프리미엄 회원이 지난해 11월에는 3만6천명을 넘어섰다. 린든 리서치가 최근 7개월간 세컨드 라이프의 매시간 주민 동시접속자수와 토털 주민수를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그 결과 지난해 8월부터 3월 현재까지 주민 동시접속자 수는 6천명에서 2만4천명으로 4배가 늘었다. 동시에 토털 주민수는 45만 명에서 400만명으로 급속하게 상승했다. 또 최근 1년사이 평균 주민 동시접속자가 15만명이고 토털 주민수는 2천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전체 회원 수 지난해 말부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세컨드 라이프 회원은 2006년 10월 1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2개월만에 2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400만 번째 사용자가 등록한 세컨드 라이프는 3월 현재 47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는 지난해 초 10만명에 비해 4.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또 지난 18일 하루에만 사용자들이 쓴 금액이 164만 달러에 달한다. * 최근 1주일의 하루 회원 가입자 수 지난 주만 놓고 볼 때 세컨드 라이프 가입자 수가 가장 많았던 요일은 금요일로 하루 가입자가 4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반면 화요일은 3만명을 조금 넘어 가장 가입자 수가 적었다. ◆그외 세컨프라이프 수치 주민수 : 480만 명 이상(3월현재) 2006년 GDP : 6천400만 달러 2007년 GDP : 5억~6억 달러(예상) 세컨드 라이프의 땅 크기 : 6만5천536스퀘어(미국 맨하탄의 4.5배 크기) 회원들의 국가 수 : 100개국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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