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구습을 바꿔 사용자의 검색권을 높인 것이다. 할말 있으며 공개적으로 하자."
"엠파스가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이나 마찬가지다."
경쟁사의 고유 데이터베이스(DB)까지 가져와 검색해 주는 '열린검색'으로 업계에 충격(?)을 준 엠파스와 이를 '상도의에 어긋난 빌린 검색에 불과'라고 비난하는 네이버 측간의 팽팽한 의견 차이가 고조되고 있다.
2일 엠파스 고위 관계자는 "우리를 도덕적으로 비난하고 있는 데 이에 대해 공개적인 장소에서 업체들이 모여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열린검색은 그동안 업계가 암묵적으로 묵인한 상대방 DB 접근 금지라는 금기를 깬 것이지만 사용자에게는 가장 빨리 검색의 정답을 보여주고 그곳으로 보내는 검색의 본연의 모습"이라며 동업자간의 의리보다는 사용자의 검색권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엠파스는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RSS넷이나 블로그검색 등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색방향도 궁극적으로 열린검색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같은 엠파스 측의 제안에 네이버 측은 자칫 엠파스의 전술에 말려들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한 듯 "전혀 관심 없다"며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업계 검색전문가들은 '검색' 개념만 생각할 때는 내가 가지고 있는 제한된 DB만이 아니라 자신에게 없는 답까지 보여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엠파스의 '열린검색'이 진짜 '검색'이 맞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제휴 관계나 사전 협의 없이 남이 공들여 쌓은 DB를 수집하는 것은 오히려 질 높은 DB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가로 막아 궁극적으로 사용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처사라는 의견도 다수를 형성하고 있다.
엠파스가 타깃으로 삼고 있는 네이버의 '지식in' 콘텐츠의 경우 네티즌 뿐만 아니라 별도의 콘텐츠 공급자(CP)들이 존재하고 이를 가공하기 위한 초기 투자비가 투입된 만큼 문제가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양측이 '지적재산권'이라는 복잡한 법적인 문제를 따지기도 전에 네이버가 엠파스의 열린검색 접근을 손쉽게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IDC에서 엠파스의 로봇팅 역할을 하는 서버가 접근하는 영역을 프로토콜에서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거나, 수집되는 HTML 화면 파싱을 어렵게 할 경우 엠파스가 자료를 업데이트 하는 데 애를 먹을 수 있다는 것.
다만, 네티즌의 눈과 상황을 좀더 지켜보자는 내부 의견 때문에 네이버가 이같은 조치를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 포털 업체 한 검색전문가는 "결국 네티즌들이 얼마나 네이버 편을 들어주느냐에 달려 있지 않겠느냐"며 "그럴 경우, 열린검색이 이슈만 만들어 놓고 자칫 조용히 사라질 수도 있다. 엠파스가 열지 말아야 할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인지는 좀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