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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거래로 연 30억 매출"…해피캠퍼스


 

대학생들의 리포트를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하면서 연간 수십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인터넷 기업이 있다.

에이전트소프트는 지난해 약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약 50%가 순수익으로 남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의 서울 본사 직원이 10명인 점을 고려하면 1명당 1년에 1억5천만원을 번 셈이다. 말그대로 ‘알짜 기업’이다.

에이전트소프트가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리포트를 거래하는 ‘해피캠퍼스’의 독특한 비즈니스 덕분이다. 해피캠퍼스는 대학생들이 직접 작성한 리포트를 다른 사람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거래할 수 있는 사이트다.

다운로드 가격은 올려놓는 학생 스스로 정하는데 보통 1천원 내외. 표지만 별도로 100~200원에 올라오기도 한다. 졸업논문처럼 품이 많이 들어간 경우는 5천원까지 올라간다. 리포트의 가격 상한선은 1만원이다.

해피캠퍼스에 등록된 자료수는 100만건. 회원수는 130만명으로 하루 평균 1만 5천명정도가 로그인한다.

거래가 성사되면 해피캠퍼스가 60%의 수수료를 챙긴다. 리포트 한 건이 판매되면 600원 가량의 수입이 생기는 셈이다. 많을 때는 하루 거래액수가 4천만원에 이른다. 회원들은 미리 사이버머니를 충전해 놓고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거래량보다 현금 여유가 생긴다.

김정태 해피캠퍼스 사장은 “한번 충전하는데 드는 금액은 5천원이며 학생들이 한 주제에 평균 3개 정도의 리포트를 다운로드한다”고 설명했다.

에이전트소프트는 지난 2000년 3월 카이스트(KAIST) 학생과 지도교수가 만든 벤처기업. 당시 지도교수였던 김성희 교수가 현 김정태 사장과 윤이환팀장, 조성식 실장 3명의 학생과 함께 창업했다.

처음에는 ‘대학생 포털’을 지향했으나 점차 사업모델을 가다듬으면서 리포트 거래 사이트로 탈바꿈했다.

해피캠퍼스는 2000년 6월 처음 오픈해 리포트를 올리면 포인트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다른 사람의 리포트를 다운로드하기 위해서는 포인트 점수가 필요했다. 이렇게 1년 정도 운영한 후 2001년 6월 유료로 전환했다. 무료 포인트를 현금 적립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유료화 첫해에 6개월간 거둬들인 매출이 1억 3천만원. 점차 유료화 시스템을 가다듬고 회원들이 모이면서 2002년에는 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리고 3년째인 지난해에는 이보다 3배 많은 30억원을 벌어들였다. 내년에는 약 40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리포트를 거래하게 해서 ‘베껴쓰기’를 조장한다는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대학생들이 리포트를 직접 작성하지 않고 베껴쓰는 풍토를 공공연하게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정태 사장은 “다운로드한 리포트를 그대로 베껴쓰는 학생은 별로 없고 이를 참고해 더 훌륭한 리포트를 작성한다”며 “회원들이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선이 될 수도 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이트를 ‘짭짤한’ 아르바이트 수단으로 이용하는 학생도 많다. 어렵게 만든 리포트를 그냥 썩히기 보다 다른 학생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올려 놓으면 적지 않은 돈벌이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학생은 한 달에 30만~40만원을 벌어들이기도 한다.

에이전트소프트는 2002년 5월 중국 사이트를 오픈했다. 현지 법인도 세웠다. 중국 법인에 등록된 자료 건수도 벌써 30만건을 넘었다. 12월말에 유료화를 진행한 결과 지금은 하루에 5만원정도 매출이 발생한다. 중국의 물가를 고려할 때 적지 않은 돈이다.

중국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일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점차 포화돼가고 있기 때문에 해외로 눈길을 옮기고 있다. 김정태 사장은 “리포트 뿐 아니라 한-중-일 아시아 3국을 잇는 지식 거래 사이트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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