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창당한 국민의당의 첫 메시지는 역시 정치 변화였다.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와 지도부들은 3일 첫 행보로 현충원 전 대통령들의 묘소를 참배하는 대신 설 전통시장 민생 현장 방문 일정으로 짜넣었다.
현충원은 역대 대통령들의 묘소를 방문하는 대신 현충탑만 참배했다. 안철수 대표는 방명록에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고 국민의 삶을 바꾸겠습니다'라고 썼고, 천정배 대표는 '인간의 존엄과 사회 정의가 살아있는 상생의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습니다'라고 했다.
대신 이후 일정은 모두 민생 현장 방문으로 전통시장을 찾았다. 국민의당 지도부들은 오전에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한 이후 오후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남대문 시장과 영등포 재래시장, 마포 망원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만났다.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는 이날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부터 우리는 국민의 삶의 현장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고통을 나누며 눈물을 닦아드리는 진짜 정치의 길을 찾겠다"며 "삶의 현장에 답이 있다. 국민의당은 더 좋은 서비스와 더 나은 서비스, 더 따뜻한 서비스로 승부하겠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이와 함께 안 대표는 "우리는 본격적인 정치 혁명의 첫발을 내디뎠다"며 "국민의당은 군림하는 정치, 국민의 삶을 외면하는 정치, 정치인 만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진짜 국민의 정치로 국민의 삶을 바꾸겠다"고 변화를 역설했다.
◆장애물은 첩첩산중, 지지 하락세 반등점은 어디에…
그러나 국민의당의 앞날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의원의 더민주 탈당 이후 20%에 달했던 당 지지율은 최근 가라앉아 10%대 초반으로 고착됐다. 이와 함께 안철수 의원의 신당 행보 이후 떨어졌던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지지율도 최근 원상회복됐다.
무엇보다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문제다. 국민의당은 창당 이전 제3의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2월 국회에서 새누리당과 더민주 사이에서 차별성을 보이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 때문에 안철수 대표가 공식 제안한 2월 임시국회에서 해결해야 하는 정책 과제 제시와 실천의 '3당 대표 민생정책회담'이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 등 영향력이 반감됐다.
인재 영입 역시 더민주에 밀려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오히려 호남 현역 의원 영입이 부각되면서 원내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당의 비전에 맞지 않는 금배지 수집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까지 들었다.
위기일 때 당을 뒷받침할 든든한 하부 조직과 당 체계도 부족한 상태다. 윤여준 창당준비위원장이 "가서 들여다보니까 사람도 없고, 내부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고 할 정도다.
국민의당이 현 양당제를 타파하기 위한 국민의 지지를 되찾기 위해서는 공천을 통한 인물 경쟁력에서 우위를 서는 방법 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내부 갈등은 독약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호남 공천에서도 호남 현역 의원들과 호남 물갈이를 공개적으로 주창하고 있는 천정배 대표 간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천 대표는 뉴DJ 발탁을 자신이 국민의당 참여의 이유로 꼽고 있어 양보가 어렵다.
갈 길은 먼데 장애물은 첩첩산중이다. 한국 정치 변화라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첫 발을 시작한 국민의당이 약 70여일 남은 총선까지 이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는 양당제 중심의 한국 정치가 변화할지와 직결될 전망이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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