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서울 은평을은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5선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현 야권 분열 정치 구도가 가장 극명하게 나타난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연호 전 더민주 지역위원장이 탈당해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에 합류했고, 임종석 전 의원과 강병원 예비후보가 더민주 후보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정의당 김제남 의원도 이 지역 출마를 선언해 다야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야권이 불리한 상황에서도 더민주 후보를 노리는 강병원 예비후보는 새정치를 무기로 이재오 의원과의 본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자세다.
강 후보는 지역 민심을 '(이재오 의원에 대한) 이제 그만해야지'와 '낙하산은 안돼'라고 분석하며 이 지역에서 초중고교를 나온 자신이 재선 의원과 서울시 정무시장을 지낸 임종석 전 의원을 꺾고 더민주 후보로 선출되면 이후 바람이 일어 이재오 의원을 꺾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고 청와대에서 5년간 있다가 정권이 바뀌어 청와대를 나왔어요. 이후 저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해보자는 생각에 1인 기업체로 방수회사를 했습니다. 하루는 방수팀과 함께 새벽부터 일하고 저녁에 소주 한잔하면서 밥을 먹었는데 방수 반장님이 아르바이트를 구했다는 대학생 딸 전화를 받고 굉장히 기분 좋아하는 거에요. 제가 반장님께 일당 13만원을 드리는데 이 일이 많아야 월 20일이거든요. 이걸로 어떻게 대학 다니는 딸 둘을 키우겠어요. 그러니 부인도 일해야 하고 대학생 딸들도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것도 모자라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거죠. 이렇게 땀흘려 일하는 분들이 중산층이 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니겠나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정치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현역인 이재오 의원의 의정활동 평가와 그에 맞선 자신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이재오 의원은 항상 바른 말을 하시잖아요. 서슬퍼런 박근혜 정권 하에서도 못하는 부분은 지적하는 부분은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지역 활동에서도 선거운동의 거의 살아있는 교본이에요. 저의 강점은 젊음입니다. 이재오 의원이나 486 정치인들이 살았던 시대는 세상을 이분법적으로만 봐도 모든 해결책이 나오는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노동만 봐도 굉장히 세분화됐어요. 각각에 맞는 처방을 해야 하는데 이분법적으로만 세상을 봐왔던 분들에게는 이것이 안 보이는 것이죠."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기간제도 노동법을 개악하면서 2년을 4년으로 늘리겠다고 하잖아요, 똑같은 일을 2년을 한다면 정규직으로 해야 하는 것이죠. 이런 식으로 입법을 해왔던 것이 기존 정치인이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천착해서 해결해야 합니다. 최소한 아르바이트만 해도 먹고는 살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이런 점에 합의를 하고 우리 사회의 진보와 보수가 속도의 문제로 싸워야 하는데 다른 문제로 싸우고 있지 않습니까. 여당에서도 남경필 지사나 유승민 의원, 정의화 국회의장 같은 분들이 중심 세력이 되고 더민주도 저와 같이 새로운 눈으로 보는 사람들이 등장하면 보다 생산적인 정치가 나올 것입니다. 이런 정치는 새로운 세대만이 할 수 있고 강병원도 그 새로운 세대에 포함됩니다."
-이 지역은 야권 분열로 일여다야 구도가 됐는데요. 지역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일여다야 구도가 됐는데 이것은 필패입니다. 우리 당을 찍으려는 분들도 이런 구도가 되면 투표 하러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재오 의원도 신이 나신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야권 분열은 참 뼈아픕니다. 다만 하나의 길이 있는데요. 더민주 당내 경선에서 강병원이 재선 의원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민다는 임종석 후보를 이기면 파란이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은평을은 야세가 센 지역이어서 임 후보가 말하는 험지출마는 억지 명분이거든요. 저의 승리는 이 지역에서 낙하산은 안된다는 민심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안심번호 공천을 통한 경선 방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안심번호 공천에 대해서는 신뢰를 하는 편입니다. 은평을 유권자가 20만명이 넘는데 그 중에서 번호를 뽑아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므로 조직도 필요없는 선거가 돼 버렸습니다. 철저하게 지역 민심에 따라 후보가 선택될 것인데요. 이 지역 민심은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에이 이제 그만하셔야지' '또 낙하산이야'라고 하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심번호제를 통해 뽑히시는 주민들이 이런 민심을 반영해 선택할 것이라고 봅니다.“
-대표적인 지역 공약은 무엇인가요.
"불광역, 구파발, 연신내 3개 축을 묶어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많이 해줘야 합니다. 은평을 주민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공약이 필요한데 우선 구파발에 들어서는 가톨릭 병원과 롯데몰에 이 지역에 있는 분들이 우선적으로 취직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려 합니다. 그리고 아파트만 있다고 살기 좋은 곳이 아닙니다. 공지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주면 훨씬 정감이 넘치고 응팔에 나왔던 것과 같이 정감 있는 마을 분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커다란 개발 계획보다는 주거의 질, 삶의 질을 높이는 것에 우선을 두고 싶습니다."
-당선되면 어떤 정치를 하고 싶으십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선거 공약의 중심처럼 말했지만 다 뒤집어버렸습니다. 지금 너무나 경제적 불평등이 심각한데요. 여전히 경제민주화나 복지로 소득의 불평등을 해소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 전체가 만든 부가 일방적으로 한쪽으로만 쏠리고 있는데요. 분배를 해야 하는데 자꾸 격차를 키우는 정책만 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인들이 적어도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큰 방향을 틀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국민 모두가 땀 흘리고 노력한 만큼 소득이 보장돼, 중산층이 복원되고 두툼해지는 사회로 가는 것이 시대적 과제이고 저의 정치적 목표입니다."
-총선이 불과 70여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선거구도 획정되지 않았습니다.
"은평을에도 선거구 획정 관련 문제가 있습니다. 은평을에는 인구가 29만이 되고 은평갑은 21만이어서 동 하나를 이동해야 합니다. 이것을 빨리 획정해야 하는데 답답합니다. 예비후보들은 다 입법권자가 되려고 하는데 예비 후보들이 지금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불법이잖아요. 선관위와 검찰이 봐주는 것이거든요. 법을 만들겠다고 도전하는 사람들이 벌써부터 법을 어기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현역 의원들의 욕심도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시간을 허비한 만큼 신인에게 기회를 넓혀줘야 합니다. 현역 의원들은 의정보고서를 지하철 구내에서도 배부할 수 있는데 신인들은 못 들어갑니다. 적어도 공보물에 있어서는 늦은 만큼 100% 다 보내게 해줘야 합니다. 저희를 범죄자로 만들지 말아주세요."
-지역 유권자들에게 각오를 한 말씀 해주십시오.
"이 지역의 판은 새로움이 낡음을 이기는 판입니다. 저는 이 곳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왔고 연신내 행운식당 둘째 아들이 반드시 바르게 나가서 도도히 흐르는 '이제 그만해야지' '낙하산은 안돼. 이제 은평 토박이가 해야 돼'라는 민심에 반드시 부합해 경선 승리와 이어지는 큰 바람으로 본선에서도 승리하겠습니다. 지역 토박이 연신내 행운식당 둘째 아들 강병원을 지지해주십시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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