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정치민주연합 갈등이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진흙탕 싸움의 재탕으로 가고 있다.
대선 이후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은 여러 차례 만났지만 한 번도 제대로 소통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에도 문 대표가 제안한 '문·안·박 연대'와 관련해 안 의원의 입장 표명을 앞두고 문 대표와 안 의원이 만났지만, 시원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화성에서 온 문재인, 금성에서 온 안철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도 문 대표와 안 의원은 야권의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본격적인 협의에 나섰지만, 이견만 주고받았다. 당시 양측의 이견으로 야권의 후보 단일화는 효과가 극대화되지 못했고 결국 대선에서 패배했다.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이 통합해 새정치민주연합이 탄생한 이후에도 문 대표와 안 의원은 유독 소통이 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5월 문재인 대표가 혁신위원장으로 안철수 의원을 추천한 이후 두 사람이 회동했지만 두 사람의 말은 서로 달랐다.
문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더 고민하기로 했다"고 했지만 안 전 대표는 "혁신위원장을 사양했다"고 말했다. 문 대표 측에서는 안 의원이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추천했다고 했지만 안 의원은 추천한 바 없다고 전혀 다른 말이 나왔다.
문재인 대표가 문·안·박 연대를 제안한 이후 또 다시 양측은 부딪혔다. 안 의원의 입장 발표 하루 전 문 대표의 제안으로 전격 이뤄진 양측의 회동에도 입장 변화는 없었다.
◆문·안 정면 충돌, 타협점 찾을지 주목
결국 문·안·박 연대 (문재인·안철수·박원순)에 대해 안철수 의원이 거부하고 대신 혁신 전당대회를 역제안한 이후 양측의 힘 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문 대표와 안 의원은 30일 저마다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혁신위의 혁신안조차 거부하면서 혁신을 말하는 것은 혁신의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혁신 전당대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문 대표는 "우리 당 혁신의 출발은 혁신위의 혁신안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거기서 더 혁신해 인적쇄신까지 가야 한다"고 말했다. 비주류의 안에 대해 혁신위의 공천안을 되돌리기 위한 것으로 규정한 것이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전날 문·안·박 연대를 거부한 이후 광주를 방문해 혁신 전당대회를 재천명했다.
안 의원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혁신 토론회에서 "꼴찌를 해도 좋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우리당이 변화하고 지지자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면 저는 어떤 대가라도 감당할 각오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세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했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자 했다"며 "지난해 민주당과 통합한 것도, 좀 더 한 목소리로 힘을 모아야 지방선거를 잘 치르고 박근혜 정부와 여당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이기에 결심한 것인데 지금 야당의 처지는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내 주류와 비주류도 팽팽히 대결하고 있다. 범 주류는 문재인 대표가 제안한 문·안·박 연대에 대해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며 비판하고 있고, 비주류는 안철수 의원이 제안한 혁신 전당대회를 지지하면서 결집하고 있다.
당에서는 지나치게 다른 주류와 비주류가 결국 분당에 이를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당분간 문 대표와 안 의원 등 주류·비주류의 힘겨루기가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이번에는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이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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