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애기자] 이번 주 초 정부와 새누리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 발표를 예고한 것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이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 이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정부와 새누리당을 향해 역사교과서의 제도 개선을 위한 국정조사를 제안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사진)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긴급대책회의에서 "역사가 무덤으로 끌려들어가는 위기상황"이라고 우려하며 "검인정 체제 문제점 확인과 제도개선을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발행 형태 변경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현행 검인정 교과서도 교육부의 지침에 맞춰 국가가 인증한 교과서로 새누리당의 국정화 필요론은 잘못된 사실에 기반한다"며 "국정교과서로 바꾸는 건 군사작전처럼 밀어붙일 게 아니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일이다. 국정조사를 통해 사회적 공감대를 얻어 추진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원내대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대응방안을 고시 이전과 이후로 나눠서 논의하자"며 고시 이전에는 ▲교육부장관이 고시로 발행형태를 정하는 초중등교육법 26조에 대한 개정안 제출 ▲고시발표 중지 가처분 신청 ▲새누리당과 교육부 교과서 분석 문건에서 친북용공으로 조작된 필자들의 명예훼손 소송시 법률지원 ▲교육부가 국정감사 기간에 제출에 검인정 교과서 자료들에 대한 사실왜곡 증거보전신청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책회의에 참석한 한신대 안병우 교수는 "역사교육은 어느 나라에서나 논란이 있지만 선진국들에서는 학문적, 교육적으로 논의해 풀어왔다"며 "역사교육에 대해 국가가 깊이 관여하는 행위는 2013년 8월 9일 유엔 인권이사회가 채택하고 총회에 보고한 역사교육의 문화적 권리 특별보고서 내용과 전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 교수는 또 "교과서 발행제도를 정부와 여당이 국정으로 밀어붙이는 건 헌법에 보장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하는 행위"라면서 "1987년 이후 한국사회가 성취한 민주화 성과인 국정화 폐지를 무력화하는 반민주적 행위이고 만약 이게 성공하면 이와 유사한 행위들이 언론, 학문에서도 계속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주대 오동석 교수는 "1992년 헌법재판소에서 국가가 (교과서를) 독점화하면 획일화의 문제가 있어 교과서 발행제도를 개방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윤애기자 unae@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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