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여권 차기 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청와대와의 공천 갈등으로 위기의 시간을 겪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의 추석 연휴 회동에서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청와대가 정면 반발하면서 갈등이 커졌다. 더욱이 친박계가 김무성 대표의 참모 책임론까지 제기하면서 양측의 논란은 충돌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번 갈등이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간 충돌로 비춰지면서 관심이 높았다. 역대 차기 주자들은 현 정권과의 차별화를 꾀하면서 자신의 대권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높였던 바 있다.
김무성 대표가 청와대에 "청와대 관계자가 당 대표를 모욕하면 되겠나"라며 "오늘까지만 참겠다"고 격앙된 모습을 보일 때는 김 대표가 배수의 진을 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김 대표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국민공천제 실현을 위한 공식 특별기구'에서 논의하기로 결정해 일단 양측의 갈등은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다.
이후 김무성 대표는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우선 대권주자로서 박근혜 대통령 지지층이 필요한 만큼 청와대와 관계를 회복하려 할 수 있다.
이미 김 대표는 지난 해 10월 상하이에서 개헌론 제기 당시 청와대가 반발하자 사과를 한 바 있고, 올 7월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파동에서도 뒤로 물러서는 등 자세를 낮춘 바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친박계들이 주장하고 있는 전략공천 유지를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상처가 불가피하다.
또 다른 선택은 오픈프라이머리에 정치적 운명을 걸겠다고 한 만큼 청와대와의 갈등을 불사하고서라도 안전번호 국민공천제를 설득시키는 것이다.
이 경우 당내 계파 갈등 격화로 당의 위기가 커질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층들의 이탈로 대선주자로서도 피해를 볼 수 있다.
현재 김 대표의 선택은 후자 쪽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2일에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19회 노인의 날 기념식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 전략공천은 옳지 못한 제도"라고 기존 입장을 분명히 했다.
친박계가 전략공천제 유지를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 대표는 당내 특별기구를 통한 공천 룰 논의에 전략공천이 포함될 가능성을 묻자 "당헌·당규 상 전략공천 제도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비박계이면서도 친박계의 지지로 원내대표에 당선된 원유철 원내대표는 "백지상태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어떻게 선출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해야지 사전에 뭐는 안 된다고 전제하면 안 된다"고 특별기구에서 전략공천을 논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 갈등이 예상된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