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공단 고졸채용, 비정규직 행정인턴 전락

[조석근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정부의 공공기관 고졸채용 계획을 비정규직 채용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가 학력차별 타파라는 취지로 추진한 공공기관 고졸채용의 본래 취지와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사진) 의원이 2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의 고졸채용자 중 비정규직 비율이 보건복지부 산하 기간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연금공단은 이명박 정부가 2012년 공공기관 고졸채용 방침을 발표할 당시 930명의 고졸자를 채용했다. 그러나 95%로 절대다수인 892명이 비정규직이다.

이후 상황도 유사하다. 국민연금공단이 2013년 채용한 고졸자 630명 중 577명(91/6%), 2014년 채용한 504명 중 485명(96.4%)이 비정규직이다.

이들은 국민연금공단 전국 각 지사에 배치된 인력으로 행정보조 업무를 수행하며 월 13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들은 채용된 해 모두 퇴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의 경우 고졸채용 비정규직 892명 중 전원이, 2013년과 2014년은 각각 한 명과 두 명을 제외한 전원이 퇴사했다. 국민연금공단은 당초 6~1개월 청년인턴으로 이들을 채용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나 이명박 정부가 당시 대대적으로 홍보한 학력차별 타파는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고졸채용을 독려했음에도 3년이 지나서도 실상은 허드렛일 하는 저임금 비정규직이었을 뿐"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청년희망펀드 조성 같은 청년일자리 계획도 구체적 목표가 없으면 실제 현장에서 실적 쌓기에 급급한 생색내기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