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26일 국회에서 엄수되면서 이른바 3김 시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김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정권과 뒤를 이은 전두환 정권 등 군사 독재 정권과 평생에 걸친 민주화 투쟁을 벌였다.
평생에 걸친 고인의 민주화 투쟁으로 문민정부의 탄생과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실시 등 군사 독재 체제의 철폐와 절차적 민주화를 이뤘지만, 계보 정치의 시작과 지역주의 심화 등 한국정치의 고질적인 문제가 시작되기도 했다.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가 끝난 후 이른바 양김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이같은 정치의 문제는 계속돼왔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지역 영향력의 정치 지도자에 의해 정치 전반이 운영됐던 3김 시대가 지났음에도 계파정치는 멈추지 않았고, 타협과 상대에 대한 인정보다는 극한 갈등이 이어졌다. 무성과 정치에 국민은 지쳤고, 이는 역대 선거마다 정치 냉소와 정치 변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공존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마지막 유지가 '통합과 화합'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 정치에 잔잔한 파문이 일었다.
김 전 대통령의 장위위원회에도 김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가 함께 참여했다. 이들은 각각 영남과 호남을 대표하던 세력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 역정처럼 서로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하던 관계였다.
◆여야 정치권도 YS 마지막 길에 "유지 새길 것", 해석은 제각각
여야 정치권도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국회 등원을 맞아 마지막 메시지인 '통합과 화합'을 새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 해석은 달랐다. 새누리당은 현재 막혀 있는 쟁점법안의 원활한 통과를, 새정치민주연합은 민주주의의 위기를 들어 상대 당을 공격했다.
새누리당 신의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은 통합과 화합이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우리에게 남겼다"며 "이는 정치권이 당리당략에 빠지지 말고 국민만을 생각하라는 말로 우리 모두가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이제 김 전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새로운 화합의 시대를 여는 것이 남아있는 우리의 과제이며 정치권의 책무"라며 "시급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국회가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고 할 일을 제 때 다하는 것이야말로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계승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오늘은 그가 삶을 일관하며 실현하고자 했던 반독재 민주주의의 의미와 우리에게 던져준 화합과 통합이라는 화두를 깊이 되새기는 날"이라면서 "오늘 우리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하며 우리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민주주의의 근본적인 위기에 대한 성찰을 다시 한 번 요구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 사회는 지금 극심한 불통과 분열에 시달리고 있다"이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은 우리사회에 만연한 불통과 분열이 이제 거둬지길 바라며 화합과 통합이라는 큰 유훈을 남기고 떠났다. 고인의 바람처럼 분열과 불통이 치유될 수 있도록 정치권이 함께 노력해나가자"고 호소했다.
여야 정치권은 여전히 갈등을 멈추지 않은 모습이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고인에 대한 재평가가 우리 사회에서 이뤄질 전망이어서 고인이 남긴 '통합과 화합'이라는 화두는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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