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유엔 총회 일정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한 이번 주, 정치권을 달군 것은 경제 활성화도, 통일도 아닌 여당 대표와의 공천 룰 갈등이어서 후반기 중점 과제들의 처리 여부에 주목되고 있다.
연휴 기간 중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전격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청와대는 익명의 관계자 이름으로 ▲역선택 ▲낮은 응답률 ▲비용 ▲투표와 다른 점 ▲절차적 문제 등 5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청와대와 김무성 대표는 첨예한 갈등에 들어섰다. 김무성 대표가 양당 대표 회동 전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와 만나 상의했고, 회동 발표문까지 이후 전달했다고 밝히자 청와대가 즉각 반박하는 등 진실 공방도 벌였다. 양측의 확전 자제로 상황은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양 사이에서는 갈등의 골이 깊이 패였다.
이에 박근혜 정부의 후반기 핵심 과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후반기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과제는 경제 활성화다.
청와대는 9월에 내수가 살아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점차 생산 역시 늘어나고 있다면서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인상하는 등 구조가 양호한 만큼 조만간 경제 침체를 벗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그 전망의 전제 조건은 박근혜 정부의 4대 개혁이 효과를 발휘했을 경우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노동개혁을 강조하며 조속한 국회에서의 법제화를 강조해왔다. 노사정위원회의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하기도 했다. 공공·노동·금융·교육의 4대 개혁을 통해 우리 사회의 적폐들을 해소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역시 노동시장 구조개혁 관련 5개 법안인 ▲근로기준법 개정안 ▲고용보험법 개정안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기간제법 개정안 ▲파견법 개정안을 당론발의한 상태다.
이와 함께 경제활성화 입법과 중국·뉴질랜드·베트남과의 자유무역 협정 비준안도 연내 처리해야 한다.
이는 노동개혁과 더불어 국회의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공천룰과 관련한 청와대와 집권 여당 대표와의 갈등은 이에 대한 동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현재 여당의 노동개혁안에 대해 야권은 한 목소리로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여기에 노동계 역시 반발하고 있다. 녹록치 않은 상황이지만 의원들의 초미의 관심사인 공천룰 갈등이 계속되면 여권이 노동개혁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
핵심 과제를 끌고 가야할 청와대가 정치권의 공천 갈등에 휩싸여 국민적 지지를 잃을 수도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2일 MBC라디오에서 "청와대가 공천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면 시간이 흐를수록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공천을 내려놓겠다는 김무성 대표와 공천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두 세력이 충돌하면 국민 입장에서 누구의 손을 들어주겠나"고 말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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