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한은 "리스크 선제 관리하자"

[이혜경기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만나 최근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두 사람은 15일 정오에 서울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상견례를 겸한 오찬회동에서 최근 우리 경제가 G2(미국 및 중국) 리스크, 신흥국 불안에 북한 핵실험까지 겹치면서 매우 엄중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 데 동의하고, 글로벌 경제구조 변화, 인구구조 변화, 내수기반 약화 등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는 데 인식을 함께 했다.

이 총재가 부총리에게 "(취임을)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내자 유 부총리가 "고맙다"고 화답한 후, 두 사람은 이날 오전 유 부총리의 평택항 방문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했다.

이 총재가 "(아침에) 평택항에 다녀오셨느냐"고 말을 건네자 유 부총리는 "수출이 어려우니 평택항부터 가야 한다 해서 기아차 선적하는 배까지 갔다 왔는데, 거기는 (수출이) 잘되고 있다"며 "그런데 안으로 눈을 돌리면 작년에 (수출이) 7.2% 감소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정례 국제결제은행(BIS) 총재회의에 다녀왔다"며 "거기(BIS)에 계신 분들은 한국 경제가 괜찮다는 평을 많이 했다"고 답했다.

"한은 총재와 모임을 정례화하면 어떻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유 부총리는 "하면 좋겠지만 총재님 생각을 알아야 한다"며 "(언론 등에서) 안 만나면 안 만난다고 야단치고, 수시로 만나면 무슨 꿍꿍이 있냐고 하는 것 아니냐"며 웃었다.

이날 오찬은 초반 3분 가량만 언론에 공개한 후 배석자 없이 비공개로 1시간 넘게 이뤄졌다.

기재부와 한은에 따르면, 두 사람은 "정부와 한은이 우리 경제운용의 양축으로 서로 호흡을 맞춰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이끌 수 있도록 경제정책과 통화정책의 조화를 이뤄 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

정부와 한은은 또한 "앞으로도 유 부총리와 이 총재 두 사람뿐만 아니라 간부 및 직원들도 만나는 기회를 자주 마련해 상호 협력하고, 정부와 한은과의 인사교류도 확대하자"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

한편, 이날 오찬 장소에는 이 총재가 약속시간인 12시보다 3분 먼저 도착했다. 유 부총리가 들어오자 두 사람은 웃으며 악수했다. 유 부총리는 "18대 국회에서 기획재정위를 할 때부터 총재님을 뵀다"며 이 총재와의 인연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 총재도 "부총재 일 때 (부총리가) 기재위원이셨다"고 말했다.

오찬 메뉴는 한우등심스테이크였으며, 식사 비용은 기재부와 한은이 절반씩 부담했다.